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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포수'라는 허상…삼성 강민호 영입은 실패로 귀결되나

삼성 라이온즈 이적 2년차를 맞는 포수 강민호가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삼성 라이온즈 이적 2년차를 맞는 포수 강민호가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강민호 FA 실패론'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도약을 위해 중심을 잡아줄 주력 선수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포지션의 중요도와 경험, 실력을 두루 갖춘 강민호를 영입한다.'

2017년 11월 21일. 삼성 라이온즈는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에 '국대포수' 강민호를 품에 안았다. 후일 알려진 얘기는 두 가지다. 접촉에서 사인까지 채 100시간이 넘지 않은 속전속결 영입이었다는 것. 강민호가 손에 쥐는 금액은 발표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옵션을 포함해 최대 92억원이다는 것이다.

삼성은 구단 외부 FA 사상 최고액을 전격 베팅했다. 그러나 계약 2년차인 현재까지 삼성이 돌려받은 건 많지 않아 보인다. 15일 기준 강민호의 타율은 0.214로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8명 중 가장 낮다. 득점권 타율(0.172)과 OPS(출루율+장타율·0.671) 또한 최하위다. 5개의 홈런을 때려냈으나 이 중 3개가 '친정'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나왔다.

리그 전체에서는 어떨까. 규정 타석을 채운 포수 6명 가운데 타율과 득점권 타율은 최하위다. 홈런은 공동 3위지만 타점(16점) 4위, OPS와 wRC+(조정 득점 생산력·78.4)는 5위에 그친다. 각 팀의 백업 포수까지 포함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2할도 넘지 못하는 득점권 타율은 50타석 이상 나온 리그 전체 포수 13명 중 12위다.

강민호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공격형 포수'라는 수식어와 거리를 두려 했고, 시즌이 개막하자 실제 공격과 담을 쌓고 있다. 지난해 타율 0.269에 OPS 0.788과 wRC+ 90.2를 기록하며 '커리어 로우'급 시즌을 보낸 강민호다. 삼성으로 둥지를 옮기자마자 '에이징 커브'와 마주한 강민호는 이제 자신도 반등에 자신이 없어 보인다.

강민호를 위한 변명이 있다. 현대야구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해도 포수의 능력은 공격력이 아니라 수비와 투수 리드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강민호는 4개의 실책으로 포수 실책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기록에 남지 않지만 포구 및 송구 실수도 잇따른다. 강민호는 롯데 시절에도 수비에서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투수 리드에서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평이다. 16년차 강민호의 베터리 전략이 타자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뜻이다. 신인 투수들이 호투 이후 "강민호 선배의 리드에 따랐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말을 자주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베터리 콤비를 맞춘 선배에 대한 감사 인사, 그 이상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호는 영입 당시 2년 연속 9위로 추락한 삼성에 중심을 잡아줄 주력 선수로 기대됐다. 경험과 실력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경험은 있되 실력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은 강민호를 데려오기 위해 당사자에 92억원(삼성 측 주장 최대 90억원), 롯데에 보상금 20억원 등 총 112억원가량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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