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서원' 세계유산 등재…명성에 흠 없도록 잘 보존·계승해야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서원'(書院)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다. 최근 유네스코는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서원을 면밀히 검토해 심사 대상 9곳 모두를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6월 말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하면 영주 소수서원 등 전국 9곳 서원이 세계유산 목록에 오르게 된다.

특히 등재를 앞둔 9곳의 서원 중 대구경북에 위치한 서원은 5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1543년 백운동서원으로 출발한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賜額)서원인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의 옥산서원, 달성의 도동서원은 대구경북이 자랑하는 전통 문화유산이다. 학문을 넓히고 인재를 키워낸 오랜 전통의 사학(私學) 기관들이 현대에도 여전히 그 자취를 잘 간직하고 있는 데다 그 중심지가 대구경북이라는 점은 시·도민 입장에서 매우 가슴 뿌듯하고 반가운 일이다.

서원은 평생 학문에 정진하며 큰 가르침을 남긴 선현들을 배향하는 공간인 동시에 공인된 교육기관이자 지방의 정치·사회 활동의 무대였다는 점에서 그 문화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비록 후대에 그 역할과 기능이 문란해지고 변질되기도 했으나 지난 500년간 우리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된 학습과 공론의 장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소중한 자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후대에 고스란히 남겨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다.

서원을 포함하면 우리는 이제 모두 14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13건의 문화유산과 1건의 자연유산(제주도)이다. 석굴암 및 불국사(1995년), 경주 역사지구(2000년), 하회·양동마을(2010년) 등 지역 내 세계유산도 문화적 전통과 문명의 증거로서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고 있다. 서원 또한 유네스코가 인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중단없이 계승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보존 관리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또 세계유산의 명성에 걸맞게 서원의 정신과 가치를 이어가는 일도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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