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세 시대, 인생 2막] 플로리스트 김정희 씨 "꽃꽂이는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는 최고의 힐링타임"

"기회가 되면 요양원이나 병원 등에서 꽃으로 원예치료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플로리스트 김정희 씨.

꽃꽂이는 꽃과 나무라는 재료를 이용해 공간에 어울리는 색과 선을 만드는 예술작업이다. 자연의 상징물인 꽃을 소재로 하지만 자연 그대로는 아니며 자연을 초월한 하나의 작품이기 때문에 무한한 상상력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김정희 씨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다. 김 씨는 "꽃꽂이는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며 재능기부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꽃 선물하는 여자

플로리스트 김정희(조경업) 씨는 지인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할 때 먹을거리 대신 꽃이나 화분을 들고 간다. 또 가까운 이가 결혼할 땐 부케를 선물하기도 한다. "먹거리보다 꽃 선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꽃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정화하는 힘이 있고,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틈만 나면 꽃을 만진다. "기분이 우울할 때 집안의 인테리어 소품을 바꾸기보다 꽃꽂이를 한다. 요즘 힐링이라는 단어가 유행인데 향기로운 꽃 하나로 집안 분위기가 바뀐다"며 "꽃꽂이는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는 최고의 힐링타임"이라고 했다.

김 씨는 꽃이 지니고 있는 분위기와 아름다움은 시간을 뛰어넘어 언제나 사람에게 행복감을 준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꽃꽂이 기능은 단순히 미적 관상 가치에 한정되어왔으나 이제는 꽃꽂이를 통한 마음의 치유뿐 아니라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원예치료적인 접근까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결론적으로 적은 돈으로 큰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게 꽃"이라고 했다.

◆"꽃을 만지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다녔던 김 씨는 동료 직원들과 꽃꽂이 동아리를 만들었다. "꽃과 함께하면서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조급해하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김 씨는 선물을 받거나 화원 등에서 사온 꽃은 비닐로 포장한 채 보관하지 말고 바로 화병에 꽂아야 한다고 했다. 꽃의 줄기 끝을 사선으로 잘라 꽃병에 꽂고, 화병의 물은 매일 한 번씩 갈아줘야 한다고 했다. "이때 꽃의 줄기 부분도 깨끗이 씻어줘야 미생물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줄기를 깨끗이 씻지 않고 그대로 두면 물이 썩으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게 되니 주의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꽃다발을 만들 때 수명이 비슷한 것끼리 배합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했다. "2∼3일에 그치는 꽃이 있는 반면 한 달까지 가는 식물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꽃은 애정을 쏟는 만큼 오래 볼 수 있다고 했다. "통풍이 잘 되고 서늘한 곳에 꽃을 보관해야 오래 볼 수 있다"면서 "온도 차가 크거나 장소를 자주 옮기면 안 된다. 물에 꽂는 꽃이라면 매일 조금씩 가지를 잘라 주고 찬물로 갈아 주면 꽃이 더 오래 간다"고 조언했다.

김 씨는 꽃마다 고르는 요령이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한 가게에서 신뢰를 서로 쌓아 믿고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거래 물량도 많고 전문가들인 플로리스트들은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찾아 발품을 팔지만 일반 고객들이 살 수 있는 가격은 대체로 비슷하다"고 했다.

김 씨는 "응접실이나 식탁은 즐겁고 상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원색 계열의 꽃을 쓰고 침실이나 욕실은 복잡하지 않고 아늑함을 줄 수 있도록 파스텔톤 계열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취미로 야생화나 나무 등을 화폭에 옮기기도 하는 김 씨는 "나이가 들어 기회가 되면 재능기부로 요양원이나 병원 등에서 원예치료를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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