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유아 영어교육 제품과 관련, 제조사 측이 리뉴얼(개정판) 버전 출시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구매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제품은 월드패밀리잉글리쉬코리아㈜(이하 월팸코리아)가 판매 중인 영어전집으로, 소비자가격은 632만원에 이른다.
구매자들은 "월팸코리아가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며 계약해지를 주장하는 집단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3살 아들을 둔 A(35) 씨는 지난 2월 632만원을 주고 월팸코리아 대구지사에서 그림책, 영상, 노래카드 등이 담긴 '미키 패키지'를 구입했다. 고민 끝에 자녀 영어교육에 거금을 들이기로 한 A씨는 "당시 '어드바이저'로 불리는 판매원에게 몇 차례나 '리뉴얼 계획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절대로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한 월팸코리아 회원이 일본에서 리뉴얼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는 글을 공식 사이트에 올리면서 한국 구매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됐다.
A씨는 "거듭 확인했지만 리뉴얼 계획이 없다고 말했던 점을 들어 항의하니 '사전고지 의무가 없다'고 회사 측이 발뺌했다"며 "결국 신제품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버전 제품 소진을 위해 소비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거세지는 항의에 월팸코리아는 지난달 19일 '디즈니월드잉글리쉬 리뉴얼 계획 안내'라는 제목의 해명자료를 냈다. 월팸코리아는 "리뉴얼 버전은 기존 버전과 내용 면에서 유사하다. 보증 서비스 또한 버전과 관계없이 보장될 것이다. 불안과 걱정에 사과를 드린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월팸코리아는 지난 15일 한국 리뉴얼 제품 출시를 공식 발표하면서 기존 제품 구매자들도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리뉴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번에는 '평생 A/S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구미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베이피페어에서 역시 632만원을 주고 이 제품을 구입한 B(40) 씨는 "평생 A/S가 되고 어드바이저가 사후 관리해준다는 말만 믿고 가입했는데, 수십만원을 더 내야 신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공지를 보고 황당했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월팸코리아는 리뉴얼 관련 설명문에서 "리뉴얼 버전으로 교체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10년간은 회원보증이 가능하도록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싼 비용을 자녀 교육에 투자한 구매자들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월드패밀리잉글리쉬 피해자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집단소송 준비도 시작됐다. 20일 현재 카페의 가입자는 1천500명을 넘어섰고, 집단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회원도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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