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비전 330'(3년 간 교통사고 30% 줄이기) 특별대책이 성공적인 1기를 마무리하고 두 번째 도전에 접어들었다.
대구는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다른 도시보다 많고, 사고로 인한 사상자 발생률 역시 높아 '교통문화 후진도시'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2016년부터 진행된 1기 특별대책에 힘입어 대구는 이런 오명을 완전히 벗었다. 도로를 보다 안전한 구조로 바꾸고 교통약자 안전구역을 재정비하는 등 갖가지 노력의 결과였다.
대구시는 4대 분야·18개 실천과제로 세운 2기 특별대책에 1천118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자, 한계를 보완하고 성과는 더 발전시켜 '교통안전 선진도시'로의 초석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 '비전 330' 대구 도로 확 바꿨다
3년 간 진행된 특별대책의 성과는 통계로 눈에 띄게 드러난다.
우선 교통사고 발생건수부터 시행 이전보다 두드러지게 줄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특별대책 시행 이전인 2014년 1만4천417건에 달했던 대구시내 교통사고는 지난해 1만3천88명으로 9.2% 가량 감소했다.
사고로 인한 사상자 수 감소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2014년 대구에서만 교통사고로 173명이 숨지고 2만541명이 다쳤는데, 불과 4년 뒤인 지난해에는 사망자 111명에 부상자 1만8천985명에 그쳤다. 사망자 수는 35.8%, 부상자는 7.6%나 감소한 것이다.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교차로를 중심으로 교통환경을 개선한 작업이 주효했던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시내 도로 50곳에 62억원을 들여 국내에 3대밖에 없는 고가의 교통안전점검차량(Traffic Safety Checking Vehicle)을 투입, 특별도로교통안전진단을 진행해 사고 다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현장에 적용했다.
어린이와 노인 등 교통약자에 대한 보호구역 848곳을 지정 및 정비했고, 밤 시간대 운전자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1천200㎞에 이르는 차선을 고휘도 도료로 도색했다. 어두운 가로등 7천686개를 밝은 제품으로 바꿨고, 야간 도로를 밝혀줄 집중조명장치도 420곳에 설치했다.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교통사고 다발 전국 상위 20개 교차로' 명단에서 대구의 교차로가 모두 제외된 것. 2014년 같은 조사에서는 죽전네거리(2위)와 범어네거리(4위), 계산오거리(5위) 등 대구에서만 6개의 교차로가 20위 안에 포진하는 불명예를 얻은 바 있다.
◆ 2기는 '의식개선'에 집중
그러나 인구와 차량 대수 대비 교통사고 건수는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한계도 뚜렷했다. 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구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519.9명, 차량 1만 대당 건수는 111.2건으로 전국 평균(10만 명당 409.8건·1만 대당 94.2건)을 웃돌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2014년에 비해서는 양쪽 모두 개선됐고 사망자 수 비율도 전국 평균보다 낮지만,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이 사망사고의 65%를 차지하고 노인 교통사고도 점점 늘어나는 등 보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구시는 2기 특별대책의 중점 분야로 '의식개선'을 꼽았다. 시민들의 교통안전의식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는 교통환경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생애 주기별로, 종사하는 직업별로 맞춤형 교육을 해 시민들이 직접 공감할 수 있는 안전인식을 심어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우선 대구시교육청과 협력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교통연수원에서 연간 320여차례의 현장체험 교육을 한다. 초·중학생에게 '교통안전 골든벨', 고등학생에게는 '이륜차 안전운행 교육'을 제공하는 등 학년 별로 맞춤형 일정을 만들었다.
교통 취약계층인 노인에게는 무료급식소나 복지관 등에 교통안전 전문강사를 파견해 연간 2만명에게 교육을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대구에서 보행 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숨진 386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199명으로 51.6%에 달했다.
치맥축제나 컬러풀페스티벌 등 시민들이 모이는 현장에서 플래시몹·행위극 등 특색있는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뽑은 노인 교통사고 다발지점에서 각 구·군 시니어클럽과 연계해 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는 등 시민들에게 직접 와닿는 안전활동도 본격 전개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3년 동안 1기 특별대책이 많은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각 유관기관과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가 있었다. 대구가 교통안전 선진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2기 특별대책에도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