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예년과 달리 해외 전문가와 한국 정부 주요 관계자 등이 대거 불참, '한국의 탈핵 기조' 여파를 실감케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탈핵 정책 속에 원전 수출'이라는 한국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대회는 국내 원자력연구개발 6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자리지만 국내 원전 정책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참가 규모도 크게 줄면서 힘 빠진 모양세를 보였다.
올해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엔 국내외 원전 관련 업체·기관 40개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0개사 700여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올해는 한국 수출형 원전인 'APR1400'이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받은 해여서 이번 행사를 바라보는 기대가 컸다.
실제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 장기정비계약 입찰 협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모하메트 알하마디 UAE 원자력에너지공사 사장도 참가했다.
하지만 국내 인사는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과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만 자리했다. 국내 원전 수출에 대해 큰 영향력을 가진 해외 인사들이 대거 참가하는 자리에 산업부 장·차관이 불참한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국내 원전기술의 기반을 제공했고, 원전 수출의 파트너사가 될 수 있는 미국의 호세 구티에레즈 웨스팅하우스 최고경영자는 "2040년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시장을 잡기 위해 원전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벌써 공을 들이고 있다"며 우리나라 원전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데니스 무라브예프 러시아원자력공사 테넥스코리아 대표이사는 "원전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이를 선거공약 등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며 "한국은 미세먼지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뭐가 있는가. 무조건 위험하다는 발상은 '운전자들에게 사고날 수 있으니 운전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원전해체 계획을 중점적으로 발표해 행사 취지를 무색케했다.
강신섭 한국수력원자력 원전사후관리처장은 "원전운영기업인 한수원이 앞으로 해체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가장 먼저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의 경우 해체산업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한수원 내 원전산업 종사자들을 숙련된 해체기술자로 훈련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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