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성류굴 암각문(매일신문 5월 23일 자 8면 등)에서 진흥왕이 서기 560년 6월 성류굴에 다녀간 기록이 확인됐다.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 장원섭 경민대 교수, 이영호 경북대 교수, 이용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등 역사학자 5명은 지난 22일 성류굴 암각문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들 교수진에 따르면 경진년(서기 560년) 6월에 진흥왕이 성류굴에 행차한 사실이 암각문에 담겨 있다.
진흥왕의 이동에는 선박이 활용됐고, 행차에는 50명이 보좌했으며, 이를 위해 동굴 내부를 잇는 잔교(배를 접안시키기 위해 만든 계선시설)도 설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곳에 기록된 진흥왕의 호칭이 '진흥왕(眞興王)'으로 돼 있어 기존에 확인된 568년 북한산·황초령·마운령 진흥왕 순수비에 적힌 '진흥태왕(眞興太王)'과 달라 시기 및 정치적 상황에 따라 왕호가 변한 사실도 이번 조사를 통해 파악됐다.
무엇보다 삼국사기에는 진흥왕 20년(559)~22년(561)의 기록이 비워져 있어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는데, 이번 암각문이 이를 메워줄 사료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교수진은 "동굴 안에서 신라 명문들이 발견된 것은 국내 최초"라며 "신라의 정치사, 화랑도, 불교사, 군제사, 인명사 등의 연구에 귀중한 사료다. 지금까지 발견된 명문만으로도 국보급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교수진은 또 "동굴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급하며, 그 중요도와 난이도로 보아 문화재청이나 국립문화재연구소 등 전문기관에서 직접 조사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장원섭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명문 가운데 특히 화랑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다수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성류굴이 화랑의 수련장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신라의 삼국통일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울진 성류굴 암각문은 지난 3월 21일 동굴 내부 전수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현재 일반인에게 미공개된 성류굴 제8광장 1지굴의 큰 석주에 위치하며, 지표에서 약 230㎝ 높이에 가로 35㎝, 세로 40㎝ 정도의 굴곡진 석주면에 음각로 새겨져 있다.
글자는 예서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해서체다. 암각문은 세로 6행으로 1행에 5자, 2행 5자, 3행 5자, 4행 2자, 5행 2자, 6행 6자 등 모두 25자가 새겨졌으며, 글자 크기는 가로 7~8㎝, 세로 7~12㎝ 정도다.
다만, '眞興王挙(진흥왕거)'의 4자는 다른 자보다 크게 써 강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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