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A씨는 시도 때도 없는 설사 때문에 곤욕을 겪고 있다. 음식을 먹기만 하면 화장실로 직행하고, 하루에도 10차례 설사를 하다보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여대생 B씨는 수업시간에 속이 부글거리고 배에서 소리가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일까봐 늘 뒷자리서 수업을 듣는다.
갑작스러운 복통, 가스로 인한 불편감, 잦은 설사, 변비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흔희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소화기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막상 검사를 해보면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렇듯 검사상 이상은 없으나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을 기능성 질환이라고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한 몇가지 오해에 대해 알아봤다.
◆여성과 50세 이하 젊은층에서 많아
과민성대장증후군도 기능성 장질환 중 하나이다. 내시경 혹은 영상학적 검사에서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이 복통 혹은 복부 불편감이 배변과 관련되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질환이다. 6개월 전부터 시작된 복통 및 복부 불편감과 함께 ▷증상이 배변으로 호전 또는 악화 ▷대변 모양의 변화 ▷대변 횟수가 변화 중 2가지 이상이거나 해당 증상이 최근 3개월 이내 심해져 주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 해당 질환을 가졌다고 진단할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변 형태에 따라 크게 변비 우세형, 설사 우세형, 변비와 설사가 둘 다 동반한 교대형 등으로 분류된다.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 6~11.5% 정도까지 보고되고 있으며 여성, 특히 50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이 내장 감각과민성, 뇌-장축의 변화나 스트레스 등과 관련 있음을 고려할 때 주로 해당 연령대의 여성들이 이러한 부분에 취약한 것과 관련 있다고 본다. 또한 50세가 넘는 경우에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기능성 질환보다는 기질적 질환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층에서 더 많은 발병률이 확인되고 있다.
◆암으로 발전하지 않으니 치료가 필요 없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한 오해가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끼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으니 치료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통이나 설사라는 증상이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만 생기는 증상은 아니므로 기질적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 등을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오인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체중 감소 ▷증상이 점점 악화 ▷증상으로 인해 밤에 수면방해 ▷혈변 혹은 빈혈 ▷증상이 50세 넘어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장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기질적인 원인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또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치료제가 없다는 것도 옳지 않은 말이다. 현재까지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에 맞춰져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병태 생리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에 맞는 치료가 발전되는 중이다.
에를들어 내장 감각 과민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엔 항우울제를 처방함으로써 질환이 완화될 수 있다. 또한 장내 세균총의 변화가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항생제나 정장제 등이 도움된다. 이렇듯 병태 생리에 근거한 약제와 함께 복통을 완화하기 위한 진경제, 변비 우세형 환자엔 하제, 설사 우세형 경우 지사제 등을 조합하고 있다.

◆먹으면 증상 악화되는 음식 기억하자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장은 일반인에 비해 자극에 예민한 편이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됐거나 특정 음식을 먹은 후 장염·소화 장애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장은 신경계·호르몬계의 작용으로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환자들은 처방 약을 먹다가 증상이 좋아지게 되면 다 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증상이 쉽게 재발하기 때문에 안정될 때까지 약제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줄이다가 중단하는 것을 권한다. 중요한 행사나 일정을 앞두고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들을 챙겨 미리 단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특히 생활 속에서 본인에게 증상을 악화시킨 음식 등이 있었다면 그런 음식들을 기억하고 섭취를 피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주효할 것이다.
도움말 김경옥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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