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류현진이 눈부시다. '야구깨나 한다'는 선수들만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부문 각종 지표를 휩쓸고 있어서다. 23일 기준 6승 1패로 공동 4위이지만 평균자책점(1.52)은 1위다. 9이닝당 평균자책점이 1점대인 '짠물' 투수는 리그 통틀어 3명이 전부다.
여기에다 이닝당 안타·볼넷 허용률(WHIP)이 0.74로 저스틴 벌랜더(0.73)에 이어 2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지만 당대 초특급 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선발투수가 내준 '볼넷 4개' 수치는 경이로울 정도다. 특히 31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 행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최장 기록이다.
미국 언론이 류현진을 '거장' '소리 없는 강자'로 연일 치켜세우는 것도 엄청난 성적 때문이다. 2015년 어깨 수술 이후 평균 수준의 투수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올해 성적만 보면 벌써 연봉 약 200억원(1천790만달러) 값어치를 다했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류현진이 잘하는 이유를 세밀히 분석하는 기사도 계속 이어진다. 그제 영국 '더 가디언'은 투수의 '빠른 공'을 주제로 한 이안 맥마흔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에서 맥마흔은 '스피드만으로는 뛰어난 투수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속 100마일(160㎞)의 빠른 공이 특급 투수의 절대 기준이 아니라는 소리다. 그러면서 류현진이 90마일 초반의 공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비결을 해부했다.
바로 '브레이킹 볼' 능력이다. 여러 구질의 '변화구'를 능숙하게 던지는 그의 자질에 주목한 것이다. 포심·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공을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에 던져넣으니 타자 입장에서 '팔색조' 류현진과의 승부가 어려운 이유다.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들은 '속도전'의 희생물이 됐다. 부작용이 눈에 뻔한데도 집권 여당은 밀어붙이면 된다는 인식에 사로잡혔다. 최근 경고음이 계속 울리자 뒤늦게 조금 속도를 늦추는 모양새다. 빠른 공이 투수에게 중요하지만 절대 요소는 될 수 없다. 속도는 조금 처지더라도 날카로운 제구력과 여러 구질을 배합하고 완급을 조절해 던지는 능력이 더 중요함을 정부 여당도 이제 깨달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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