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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에 얽힌 이야기 ⑬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작곡한 , 헨델의 '수상음악'

헨델
헨델
국왕 조지 1세에게
국왕 조지 1세에게 '수상음악'을 소개하고 있는 헨델의 모습

뱃놀이 음악하면 떠오르는 것이 헨델(1685~1759)의 '수상음악'(Water Music)'이다.

수상음악이란 물 위 즉, 배 위에서 연주하던 음악을 말한다. 수상음악이 작곡 되어진 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헨델은 원래 독일 하노버 선거후(選擧侯, 신성로마제국에서 독일 황제의 선거권이 있던 제후)의 전속 악장이었다. 헨델은 연주여행 차 영국을 찾게 된 후 앤 여왕의 총애를 받아 독일의 귀국 명령에도 불복하고 계속 영국에 머무르며 음악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앤 여왕이 서거하고 이어서 영국 왕으로 책봉된 이는 다름 아닌 하노버의 선거후였으며, 그가 바로 조지 1세였다.

입장이 난처해진 헨델은 다시 조지 1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의 뱃놀이 연회에 맞춰 수상음악을 작곡했다. 1717년, 헨델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50여 명의 악사들을 배에 태워 한여름 템즈강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는 왕과 귀족들이 탄 배 주위를 빙글빌글 돌면서 연주를 해 여흥을 돋우었다. 왕이 탄 배가 가까이 왔을 때는 목관악기 위주의 감미롭고 예쁜 선율의 음악을 연주했고, 멀리 떨어졌을 때는 소리가 큰 호른이나 트럼펫 같은 금관 악기로 멀리서도 잘 들리게 경쾌한 음악을 연주했다.

뱃놀이를 하던 국왕은 강가에서 은은하게 들리는 이 음악을 듣고 감동한 나머지 작곡가를 수소문하게 된다. 헨델인 것을 알게 된 왕은 노여움을 풀고 다시 궁전을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준다. 기록에 따르자면, 그날 왕은 음악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면서 모두 세 차례나 연주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조지1세는 이 곡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수상 음악은 헨델의 살아남기 위한 생존용 음악이었던 셈이다.

밝고 산뜻한 이탈리아풍의 느낌을 지닌 이 음악은 3개의 모음곡에 총 20여 곡의 관현악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악기 외에도 목관 악기와 금관 악기가 함께 편성되어 있어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더 어울리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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