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자연재난' 폭염, 철저한 대비가 피해 줄인다

23, 24일 이틀 연속 지역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서자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24일 경주·경산 등 일부 지역에는 35도를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올여름도 폭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베트 고기압이 몰고 온 최악의 '열돔 현상'으로 온 국민이 큰 홍역을 치렀다. 비록 작년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는 만큼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때다.

더 이상 폭염은 자연스러운 천기 현상이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재난안전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시킨 것도 무더위로 인한 피해가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폭염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특히 폭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자연 재난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의와 대비가 요구된다. 태풍과 홍수 등 재난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나는 데 반해 폭염은 5월 하순부터 9월까지 서너 달 이어져 온열 질환 피해와 시민 일상에 큰 불편을 부른다. 당국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책을 세우고, 시도민도 개인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는 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대구는 폭염 일수가 40일에 달했다. 열대야도 무려 17.7일을 기록했다. 더위 때문에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모두 139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온열 질환자 52명의 2.5배에 이르는 수치다. 2017년의 경우 사망 피해 없이 28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4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

지난주 대구시와 대구소방안전본부가 폭염 피해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비상 체제에 들어간 것은 발 빠른 대응 조치다. 쪽방촌 거주자와 홀몸노인 등 폭염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3천여 명의 재난도우미 배정을 비롯해 폭염대피소 운영 등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당국의 고민을 이번 종합대책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실시하는 '양산 쓰기' 캠페인에 거는 기대도 크다. 양산을 쓰면 체감 온도를 10도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대비에 소홀하면 할수록 피해가 커진다는 점에서 폭염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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