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주교안동교구 설정 50주년 감사미사…"농민과 어울려 살면서 '생명·평화'의 가치 배워"

권혁주 교구장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해"

26일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천주교 안동교구 교구 설정 50주년 감사미사에서 전국 주교단과 교구장, 사제들이 기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26일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천주교 안동교구 교구 설정 50주년 감사미사에서 전국 주교단과 교구장, 사제들이 기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천주교 안동교구(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26일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안동실내체육관에서 '기억, 감사 그리고 다짐'을 주제로 감사미사를 마련했다.

1969년 5월 29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교구로 설정된 안동교구는 초대 교구장인 두봉 주교를 중심으로 가톨릭농민운동에 큰 족적을 남겼다.

안동교구의 신도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만1천909명으로 집계됐다. 50년 전 2만8천 명이던 교구 창설 때보다 2배가량 불어난 규모다. 이는 대도시 한 본당의 신도 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안동교구 신도들의 신앙심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교구 내 농민 수가 많아 '농민 교구' 등으로도 불리는 안동교구는 한국 천주교회에서 가장 작은 교구로 꼽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설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잘 실천해 온 교구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안동교구의 유일한 복자 박상근 마티아와 선교사 깔래 신부의 성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영진 기자
안동교구의 유일한 복자 박상근 마티아와 선교사 깔래 신부의 성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영진 기자

이날 행사는 권혁주 주교의 주례와 전국 주교단, 교구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하는 감사 미사와 함께 예천본당 관악단 공연, 박상근 마티아 성극 공연, 북부지구 율동 공연, 청년연합회와 신부님 밴드 공연 등 안동교구 사제와 신학생, 신자들이 출연해 노래와 연극, 풍물 등을 선보이며 축제의 장을 펼쳤다.

감사 미사에서는 안동교구 50년사 영상물과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 주교 서품 50주년 축하 영상을 상영했다. 이 감사 미사는 가톨릭평화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특히 1866년 병인박해 당시에도 신념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교리를 지키고자 했던 안동교구의 유일한 복자 박상근 마티아와 안동교구 초창기 선교사인 깔래 강 신부의 성극을 통해 그들의 영성을 조명했다. 또 주일학교 교사들은 블랙 라이트 퍼포먼스 등도 펼쳤다.

이 밖에 행사가 열린 안동실내체육관 곳곳에 38개의 부스를 설치해 교구 내 성당과 사회복지기관, 학교 등을 홍보하고 농산물 판매와 다문화 체험 등도 진행됐다.

감사미사에서 권혁주 주교는 안동교구의 50년 역사에 대해 세 가지를 언급했다. 안동문화회관 건립의 기쁨과 농민과 함께했던 정체성과 신앙심, 작은 교구로서 실천 할 수 있었던 공동체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권혁주 주교는 "어렵고, 가난한 농민들과 어울려 살면서 많이 배웠다. 가난한 사람들 편을 많이 들다 보니 '생명과 평화'라는 가치에 대해 알게 됐다"며 "가난과 영성, 열린 교회 정신, 공동체 정신은 안동교구의 특징이고 축복이다. 앞으로도 이 행복 비전을 생각하고 수용·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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