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은 건강에 이롭다. 함께 걷다 보면 얻는 게 더 많다.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걸으며 감정을 나누고 정을 쌓을 수 있다. 정서적 교감만이 아니다. 자연 속을 걸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건 덤이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을 맞아 함께 걷기를 실천하는 학교들이 적잖다.
◆숲속 황토길에서 교감
대전 계족산은 숲속을 맨발로 걷는 체험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산길 위에 황토를 10여㎞ 깔아 맨발로 걸으며 '힐링'하는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구관천초등학교(교장 이금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100여명은 지난달 말 이곳을 찾았다.
이번 행사는 학부모회의 제안 사업 중 하나로 기획된 것이다. 황토길을 맨발로 걸으며 소통하고 학교와 신뢰를 쌓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다. 관천초교는 이날 ▷부모님과 손잡고 황토길 걷기 ▷친구와 선생님과 숲 속 대화하기 ▷맨발 황토 발도장 찍기 ▷계족산성 탐험하기 ▷숲속 음악회 감상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연을 벗 삼아 가족, 친구,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학생들도 즐거워 했다. 부모와 함께 체험에 참여한 임소정(6학년) 학생은 "작년에도 여기에 맨발 걷기를 하러 와 참 재미있었다. 올해는 친구들, 선생님들이 더 많이 온 덕분에 더욱 신났다"고 했다.
관천초교 학부모회는 '매일 저녁 운동장에서 자녀와 함께 맨발 걷기' '맨발 걷기 100일 도전하기' 등 다양한 자체 행사를 추진 중이다. 전혜숙 학부모회장은 "여러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이 행사를 계획하고 고민하면서 함께 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 참가 학생과 학부모 모두 좋아해서 뿌듯했다"고 했다.
◆내 고장 자연 느끼며 소통
대구 달성군에는 녹색길이 있다. 지역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화원고 1, 2학년 학생과 교직원 등 180여명은 지난달 말 '내 고장 달성 생명 사랑 녹색길 걷기'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마비정 벽화마을 입구에서 시작해 마비정 벽화마을, 삼필봉 옆길, 삼필봉, 쌍룡녹색길, 수목원까지 약 6㎞를 걸었다.
이 행사는 올해로 6년째를 맞는 프로그램. 달성군의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둘러보고, 학교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장을 만들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다. 학교 인근의 자연 속을 걸으며 생명 존중 정신을 기르고, 지역 문화유산을 접하면서 애향심을 키워주자는 생각도 담겼다.
행사에 참가한 김성빈(1학년) 학생은 "아름다운 내 고장 달성군의 자연이 펼쳐진 녹색길을 걸으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땀을 흘리다 보니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날 걷기에선 낙오자나 부상자 없이 모두 완주했다. 화원고 배종호 교장은 "화원인들이 내 고장의 아름다운 자연과 호흡하는 행사"라며 "이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우정도 나눌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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