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폭력'이 아이돌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프로듀스 X 101'에서 JYP의 연습생으로 출연했던 윤서빈이 고교 시절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프로그램 하차는 물론, 소속사인 JYP에서도 방출됐다. 이후 아이돌은 아니지만 밴드 '잔나비'의 유영현에 대한 학교 폭력 혐의에 대해 본인이 인정, 밴드를 탈퇴했고, 가수 효린, 걸그룹 '베리굿'의 다예 또한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음악 팬들에게 많은 충격을 주고 있다.
윤서빈 연습생의 퇴출을 다뤘던 지난번 칼럼(매일신문 5월 11일자 21면)에도 말했지만 이미 아이돌을 보는 도덕적 기준은 생각보다 매우 높아져 있다.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있는데 이는 '프로듀스 101'과 같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민낯을 팬들이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프로듀스 101' 류의 프로그램은 '고난 극복'의 서사를 담고 있다. 그 서사 속에는 개인이 맞닥뜨린 고난을 헤쳐나가는 부분도 있고, 내가 속한 조직이 처한 고난을 함께 이겨내는 부분도 있다. 이 때 사람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프로듀스 101'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밑바닥을 좋든 싫든 보게 된다. 기성 아이돌의 경우도 최근 케이블 TV를 통해 늘어난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을 통해 일거수 일투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프로그램 속에서 출연자의 성격이나 인성이 알게 모르게 드러나는 부분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청자들은 그런 부분들을 보고 출연자의 인성 부분을 파악하고 판단한다. 그것이 실제 출연자의 모습일수도 있고 방송을 통해 약간의 가공을 거친 모습일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은 빠르게 흘러가는 프로그램의 흐름 속에서 이를 판단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결국 이런 프로그램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정말 착한 사람이거나 정말 착한 사람인 척을 잘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착한 사람인 척하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근 몇몇 아이돌 멤버들이 저지른 사회적 물의를 보면 알 수 있다.
요즘은 기획사에서도 연습생을 선발할 때 인성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강남역이나 대구 동성로 등지에서 놀고 있는 애들을 데려오라"는 게 연예기획사 신인개발팀의 노하우 중 하나였다고 한다. 지금은 피해자가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진짜 착한 인성을 가진 연습생을 찾는다고 한다. 서로 착한 편이 팀워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일것이다. 다만, 착한 척을 하는 사람과 착한 사람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아이돌 인성문제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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