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부내륙철도 역사 유치전] 고령군 "적정거리 최적", 성주 "역사 건립비 절감"

왜 우리 고장에 와야 하나?…합천 "기초 용역서 우위" 거창 "수혜 인구 수 최다

남부내륙철도 역사 유치에 뛰어든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역사 건립의 당위성과 경제성 등을 주장하고 있다.

경북 고령군은 역간 적정거리를 봤을 때 고령이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성주군은 역사 건립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경남 거창군은 역사 인근의 많은 인구를 당위성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합천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기초용역보고서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고령군이 남부내륙철도 고령역사 유치를 위해 범군민 차원의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고령군일대에서 열린 고령역 유치결의대회를 가진 후 거리행진을 하는 모습. 고령군 제공.
고령군이 남부내륙철도 고령역사 유치를 위해 범군민 차원의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고령군일대에서 열린 고령역 유치결의대회를 가진 후 거리행진을 하는 모습. 고령군 제공.

◆고령 "역간 적정거리 최적"

고령군은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유치를 위해 역간 적정거리를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윤문조(고령부군수) 고령군 유치추진단장은 "기획재정부가 KDI에 의뢰한 '남부내륙선철도건설 최종보고서'에 역간의 적정거리로 57.1㎞를 권장하고 있다"며 "여기에 가장 부합되는 곳은 고령"이라고 밝혔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김천에서 고령은 57.1㎞, 고령에서 진주는 57㎞, 진주에서 거제는 56㎞이다. 유치추진단은 이를 근거로 고령에 역사가 들어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령군은 사통팔달한 교통망으로 연계성과 접근성이 좋은 점도 내세우고 있다.

고령은 2개의 고속도로 IC, 영·호남을 연결하는 광주대구고속도로, 중부내륙 고속도로, 국도 26호선과 33호선이 교차하는 등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대구산업선과 연결돼 있으며, 대구와 성주군, 해인사와 합천군, 창녕군 등에 연접해 있는 등 말그대로 남부내륙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지역이다.

남부내륙철도 성주역 유치 범군민추진협의회 출범식 참가자들이 성주역 유치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성주군 제공
남부내륙철도 성주역 유치 범군민추진협의회 출범식 참가자들이 성주역 유치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 "신호장, 역으로 전환해야"

성주군은 남부내륙철도 성주역 설치 당위성의 근거로 현실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주군은 다른 지자체가 현실성이 결여된 이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며 이들의 역사 유치 주장과는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내륙철도는 김천을 출발해 성주(신호장)~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를 연결하는 단선전철이다. 신호장은 단선철도에서는 열차 교행을 위한 필수 시설로, 성주군 가천지역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성주군은 이처럼 이미 반영된 신호장을 역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럴 경우, 사업비용 증가나 노선변경 등 추가적 문제없이 성주역 설치가 가능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예타 면제 목적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성주군의 설명이다.

홍준명 성주역유치협의회 공동위원장은 "성주역 설치는 보고서에 아무 내용이 없는 데다,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에 근거해 천문학적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역사 설치 주장과는 태생부터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경남 합천군이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추진위원으로 위촉된 59명은 역사 유치를 위한 범군민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합천군 제공
경남 합천군이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추진위원으로 위촉된 59명은 역사 유치를 위한 범군민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합천군 제공

◆합천 "KDI 보고서대로 역 설치해야"

합천군은 KDI의 기초 용역 보고서에 신설 역사 4곳 중 합천역이 포함돼 있는 만큼 역사 유치에 어느 정도 자심감을 갖고 있다.

KDI가 작성한 남부내륙철도 기초 용역 보고서에 합천역은 합천군청과 2.5㎞ 떨어진 합천읍 성산리 일대 농경지에 들어서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정부의 예타면제사업 발표 이후 다른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지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합천군의회는 지난 2월 말 남부내륙철도 역사 합천 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해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앞서 해인사는 김천~거제 남부내륙고속철도 '해인사역' 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통해 "합천·고령·성주 지역의 고른 발전과 해인사 관광객 교통의 편리 및 지역민들 고속열차 이용의 편리성을 고려해 사찰 인근 지역에 역사를 유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결의한다"고 요구했다.

경남 거창군과 해인사가 30일 오후 거창군청 상황실에서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 유치를 위한 공동추진위원회 출범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창군과 해인사가 30일 오후 거창군청 상황실에서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 유치를 위한 공동추진위원회 출범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창 "해인사역, 교통편익과 동반성장 가능"

거창군은 지난 30일 해인사역 유치를 위한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거창군과 해인사가 해인사역 유치를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거창군은 해인사역이 한 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남부내륙 지역주민 모두가 교통편익을 누리고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옛 88고속도로 해인사 IC에 위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거창군이 희망하는 지점에 역사가 들어서면 역사 내 반경 20km 이내 9만여 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지역보다 2만5천~3만 명이 더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인사역 유치 시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있는 한국 불교의 최고 명승지인 해인사와의 접근성이 높아져 세계적인 사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당위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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