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호사 시험 합격률 전국 2위' 기록, 이동형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인터뷰

시험 기간 내내 아침마다 시험장 앞에서 제자 격려
학생 중심 지도, 경쟁보다 함께 하는 학습이 성과 비결

이동형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이동형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소통 잘하는 교수'로 불린다. 이 원장은 "작은 고민이라도 듣고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영남대 제공

"열심히 해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믿어라."

혹한의 추위가 몰아친 지난 1월 8일 아침, 경북대학교 앞에서 이동형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제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제8회 변호사시험의 첫날이었다. 이 원장은 시험이 치러진 나흘 내내 학교 앞을 찾아 따뜻한 아침 인사를 전했다.

진심을 다한 이 원장의 정성 덕분이었을까. 최근 법무부가 발표한 제8회 변호사시험 '기수별 실제 입학인원 대비 합격률' 결과에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은 70%를 기록, 서울대(76%)에 이어 전국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원장은 "꼬박 나흘의 시험 기간 모두 응원하러 나간 학교는 우리뿐이었다. 지난달 스승의 날에 찾아온 졸업생이 그게 참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며 "한 곳뿐인 대구지역 시험장이 멀다 보니 학생들이 하루 전부터 많은 신경을 썼을 텐데, 조금이라도 격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8기 입학인원 대비 합격률 '전국 2위'

영남대가 서울대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한 '8기 실제 입학인원 대비 합격률' 지표는 법학계, 법조계, 수험가 등에서 가장 객관적인 기준으로 인정된다.

이외의 지표를 살펴봐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은 제1~8회 변호사시험 누적 합격률에서 87.78%로 지방대 1위를 차지해 개원 이후 꾸준히 높은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 입학인원 대비 석사학위 취득률도 93.6%에 달한다. 전국 1위다. 변호사시험 합격을 통한 법조인 배출뿐만 아니라 교육 내실화로 법학 전문인재 양성에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는 방증이다.

특히 이번 제8회 변호사시험 전체 응시자 대비 합격률의 경우 영남대(61.2%)는 ▷서울대(80.9%) ▷고려대(76.4%) ▷연세대(69%) ▷성균관대(68.8%) ▷서강대(65.6%) ▷경희대(63.8%) ▷이화여대(62.5%) ▷한양대(59.2%) ▷한국외대(54.9%) 등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과 함께 나란히 전국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성과가 알려지자, 후배인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도 최근 한창 사기가 올랐다. 이 원장은 "최근 11기들이 엠티를 떠났는데, '전원 합격 신화 창조'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더라"며 "선배들의 합격 소식에 많은 용기와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고 말했다.

◆경쟁보다 함께 하는 학습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성과 비결은 크게 ▷학생 중심 지도 프로그램 ▷경쟁보다 함께 하는 학습으로 요약된다.

외국인 교원 1명을 포함한 29명의 교수가 학생들의 모의시험 결과에 대해 직접 강평하고, 매주 2~3차례 학생들과 그룹 스터디를 하고, 개별 지도를 진행한다. 또한 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사례형 문제풀이 중심 교육, 1대 1 첨삭지도 프로그램으로 전체 학생의 실력을 상향 평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클럭·검사를 지원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판·검사, 변호사 출신의 실무교수가 1대 1 개별지도를 한다. 현직 법조인 겸임교수도 실무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학생들의 고민과 스트레스도 학교가 적극적으로 관리한다. 학생지도센터에 법학전문대학원생만을 위한 전문 연구원이 상주하며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찾아준다. 공부하는 데 작은 불편이라도 덜어주고자 24시간 공부방, 남·녀 휴게실은 물론 수면실, 간이주방, 샤워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재학생들이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것이 실력 향상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판례와 정보 자료를 함께 공유하며 결국 전체의 실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는 "어차피 변호사시험은 전국 시험이고, 커트라인을 넘어야 한다. 옆 사람과의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며 "지도교수들도 '같이 가자'는 생각으로 지도한다. 교수 입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배워가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은 학생들이 배운 것을 토대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항상 강조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수한 교수진의 열정적인 강의, 학생 상호 간의 주도적 학습, 체계적인 행정 지원이 삼위일체가 돼 좋은 결실을 이룬 것"이라며 "내년 시험에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학생 지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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