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생… 남북간 멧돼지 전파 가능성에 방역비상

이해찬 "北 돼지열병 철저 대비…지원 가능한 것 北과 협조"

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북한 압록강 인접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과 국내 유입차단을 위한 접경지역 방역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 자강도의 한 협동농장을 통해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사는 멧돼지를 통해 국내로 전파될 가능성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ASF가 북·중 접경인 북한의 압록강 인접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발생했지만, 남쪽으로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가 방역을 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30일 ASF 발병 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했다. 북한 내 ASF는 지난 23일 북한 자강도 우시군 북상 협동농장에서 신고돼 지난 25일 확진됐다.

농장 내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하고, 22마리는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남북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에 나섰다. 대상 지역은 경기 ▷강화군 ▷옹진군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과 강원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이다.

오순민 방역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발생 지역이 북·중 접경지역이긴 하지만 남쪽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추가 방역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협동농장에서 ASF가 발병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각종 동물에 의한 남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멧돼지를 통한 전파다.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 북한 접경지역의 농가에서 기르는 돼지 53만 마리에 대해 방어막을 치는 게 급선무가 됐다.

방역 당국은 우리 접경지역 인근까지 내려온다면 이동제한 등 더욱 강력한 차단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조만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ASF와 관련한 대북 협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