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한 영화 '기생충'에 대한 해석 붐이 일고 있다.
과거 영화 '곡성'(2016)이 개봉한 당시 다양한 해석을 묻고 또 답하는 열기가 나타났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이다. 흥행 성공을 예감케 하는 징후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큰 마케팅 효과를 얻은 기생충은 개봉 첫날 관객 56만여명(당일 박스오피스 1위)을 모으며 올해 개봉 국내 영화 중 최고 첫날 관객 기록을 썼다.
◆설국열차 남궁민수-기생충 남궁현자 "어떤 관계?"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2013)가 기생충을 본 관객들에 의해 계속 언급되고 있다. 앞서 [기생충 해석 ①]에서는 기생충을 설국열차 2탄으로 본 바 있다. 설국열차는 열차의 뒷칸에서 앞칸으로 가는 이미지가 중심에 있고, 기생충은 계단을 매개로 상승 및 하강하는 이미지가 주제를 관통하기 때문에 둘을 '시리즈'로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봉준호의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부터 징후가 나타난 부분이기는 하지만, 설국열차와 기생충만 따로 언급할만한 요소가 또 있다. 바로 설국열차의 주인공 남궁민수(송강호)의 성 '남궁'이 기생충에도 등장하는 것이다. 박사장(이선균)의 집을 지은 건축가 남궁현자(?)이다. 극중 실제 등장하지는 않고 신문기사와 사진 및 언급으로만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영화 속에서 새로운 공간 내지는 세상을 매개한다는 것이다. 남궁민수는 자신을 희생해 열차를 세워 딸 요나(고아성)를 열차 밖으로 내보냈다.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연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들에게도 영화의 의미를 전했다.
남궁현자는 자신이 지은 저택에 비슷한 장치를 해 둔 인물이다. 의도했건 아니었건 어쨌건 극중 인물들은 남궁현자가 만들어 놓은 이것을 매개로 결국 영화의 주제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그는 집을 넘어 극의 설계자인 셈이다.
이에 봉준호도 박찬욱 감독이 복수 3부작(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을 만들었듯이, 비슷한 3부작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는 추측이 나온다. 설국열차와 기생충이 서로 다른 '선'을 이미지로 구현했듯이, 또 다른 선의 형태로 같은 주제를 얘기하는 작품을 예상해볼 수 있다는 것.
이때 남궁 씨는 영화에서 영화로 이어지며 관객들에게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설국열차의 남궁민수는 깨달음을 얻어 기생충에서 '현자'(賢者)로 등장한 것일 수 있다. 그러니 남궁 씨는 어쩌면 봉준호 감독이 극에 투입하는 메리 수(작가가 자신의 대리만족을 위해 작품 속에 등장시킨, 작가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라든가 페르소나 같은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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