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개월이나 남았지만 대구경북(TK) 정치권은 총선 모드로 전환했다.
총선을 준비하는 오히려 이들에게는 '식물 국회'가 지역구 민심 이반을 다잡을 기회인 셈이다. 일부 국회의원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지역구와 서울을 오가고 있어 보좌관은 연일 KTX 잔여 좌석을 확인한다.
지난 29일 오전 곽대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달서갑)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종배 의원 주최 토론회에 잠시 얼굴을 비친 후 곧장 서울역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 내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강당에서 열린 '로봇을 통한 대구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곽 의원이 토론회에 참석한 시각 국회에서는 한국당 의원총회가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이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고 부리나케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두 의원처럼 최근 의정 활동의 무게중심을 국회에서 지역구로 옮긴 TK 정치인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하느라 지역구 주민과 소통이 뜸했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갑)이다. 김 의원은 내각에서 당으로 복귀한 지난달 한 달 동안 지역구 내 12개 동별 의정 보고회와 주민간담회를 하는 등 일정 대부분을 '대구'에 초점을 맞췄다.
그간 한국당 당무감사 등을 통해 지역구 관리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정종섭 의원(대구 동을),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도 최근 지역구 대소사에서 어렵지 않게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3일 대구 구암서원 특강, 4일 지역구 행사 참석과 김규환 의원(비례·대구 동을 당협위원장)의 당협 소속 당원 교육 참석 등의 일정으로 평일 이틀 연속 대구에 머문다.
TK 한 보좌관은 "대구에 계시는 부모님이 근래에 '유독 요즘들어 지역구 국회의원 얼굴이 자주 보인다'는 소식을 전해올 정도"라며 "회의가 열리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의원이 종전과 비교해 마음 편하게 지역구에 머물 수 있다. 게다가 총선도 다가오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구 방문 횟수도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러한 TK 정치권의 지역구 중심 행보에 원외 인사도 예외가 아니다. 민주당 대구 동갑 지역위원장을 맡은 서재헌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 역시 국회보다 대구 활동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보니 부대변인으로서 운신의 폭이 좁은 국회보다는 내년 총선을 대비하며 주민과 접점을 넓히는 것이다.
서 부대변인은 "대구시당 행사나 지역위원회 회의 등으로 지역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정종섭 의원과 마주치기도 한다"며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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