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폐지안 내놨다

민관 누진제 TF, 누진제 확장, 축소, 폐지 3개 안
최근 폭염으로 누진제 시행 45년만에 폐지 거론까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박종배 민관 누진제 TF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박종배 민관 누진제 TF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를 열고 누진제를 완화·폐지하는 내용의 3개 안을 밝혔다. 민관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작년 임시할인처럼 현행 3단계 누진제를 유지하되 구간을 늘리는 방안 ▷누진제를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는 방안 ▷누진제를 폐지하는 방안 등 3개 안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를 갖고 누진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는 등 3개 방안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누진구간 확장안'은 누진체계를 현행처럼 3단계로 유지하되 여름철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작년 임시할인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현행 1kWh 당 93.3원이 부과되는 0~200kWh구간을 0~300kWh으로 늘리고 1kWh 당 187.9원이 부과되는 2구간(201~400kWh)은 300kWh~450kWh, 1kWh 당 280.6원의 3구간(400kWh 초과)은 450kWh 초과로 확장하는 안이다. 작년 사용량을 기준으로 1천629만가구가 월1만142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누진단계 축소안'은 여름철에만 누진 3단계를 2단계로 축소하는 안이다. 여름철 적용가구가 많아지는 3구간을 폐지하는 것으로 이 경우 609만가구가 월 1만7천864원 할인 효과가 있다고 TF는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 전력소비가 많은 가구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진제 폐지안은 연중 단일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이다. 전국 887만가구에 월 9천951원 할인 효과가 있지만 전기를 적게 쓰는 1구간 가구는 요금이 인상되고, 3구간 가구는 요금이 인하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석유 파동을 계기로 1974년 시행된 전기요금 누진제가 폐지까지 거론되는 것은 최근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2016년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누진제를 완화한 정부는 지난해 8월 폭염 대책으로 누진제 한시 완화안을 내놓는 한편 TF를 구성해 누진제 개선 논의에 나섰다.

정부는 공청회, 한전 이사회,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 누진제 개편을 마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7, 8월 한시적으로 요금을 완화하는 임시조치였다면 이번에는 한전 전기요금 약관을 개정해 누진제 개편을 제도화하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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