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을 부리는 못된 여자를 '마녀'라고 하고 유명한 작품 속에도 종종 마녀가 등장한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는 어느 마녀의 부엌에서 약을 마시고 난 후 처음 만난 순진무구한 그레첸의 순결을 빼앗고 방탕을 즐기게 된다.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에는 마녀가 여럿 나온다. 자기가 지배하는 동쪽 마을에서 깽판 부리다가 하늘에서 떨어진 도로시네 판잣집에 깔려죽는 마녀, 도로시에게 오즈의 마법사를 만날 수 있는 길을 소상하게 알려주는 착한 마녀, 도로시가 동쪽마녀의 마법구두를 가진 걸 알고 뺏으려고 공격하다가 물을 뒤집어쓰고 죽는 마녀, 도로시가 캔자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은구두 뒤축을 세 번 땅에 부딪치고 소원을 말하면 된다고 가르쳐 주는 마녀. 소설 속에서 마녀는 곤경에 빠진 주인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대개가 사악하거나 불길한 존재로 나타난다.
마녀는 본래 사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공동체 내에서 출산이나 질병치료 같은 일을 하거나 점을 치고 묘약을 만드는 주술적인 일을 수행하는 신비로운 존재였으나, 교회의 이단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혹은 십자군 전쟁의 실패로 교회의 위상이 추락한데다 흑사병이 창궐하여 민심이 불안과 공포에 싸이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모든 일을 악마의 소행이라고 떠넘기고자 한다. 이른바 마녀를 잡아다 화형시키는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마녀사냥의 대표적인 예는 잔 다르크다. 영국과의 '백년전쟁' 중 잔 다르크는 프랑스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정작 그녀가 영국의 포로가 되자 프랑스 왕은 그녀를 버렸고 영국은 잔 다르크가 악마의 힘을 빌려 전투에서 이겼다며 마녀 혐의를 씌우고 19살 처녀를 화형에 처했다.
마녀 사냥을 돌아보며 인간의 우매함을 부끄러워하면서 마녀에 대해 들은 이야기 하나를 하고자 한다. 마녀가 정말 사악하다면 그럼 왜 마녀가 나쁜 짓만 골라 할까? 궁금해서 몰래 마녀의 집에 숨어 마녀가 하는 행동을 살펴봤더니 마녀의 등에는 마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가시가 박혀 있었고 마녀는 어떻게든 그 가시를 뽑아내려고 발버둥이었지만 매번 허사였다. 가시가 박혀 등은 쑤시고 뽑아야하는 가시는 손에 닿지 않더니 마녀의 등 뒤에 박힌 가시를 뽑아주자 마녀는 천사의 행동을 하더라는 것이다. 당신의 등 손닿지 않는 곳에 가시가 박혀 있다면 그리고 아무도 그 가시를 뽑아주지 않는다면 당신도 신경질을 부릴 것이고 결국은 마녀처럼 심술을 부리게 될 것이다. 한번쯤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고 그들의 등에 가시가 박혀있지나 않는지 살펴보시라. 마녀가 따로 없다. 당신도 마녀가 될 수 있고 당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박혀 있는 가시가 마녀다. 손상호 경북대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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