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다리 이름판까지 떼 가는 걸 보니 세상이 너무 각박해지는 것 같아요."
경기침체 여파로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북 청도군과 대구 달성군 일대에 교량 이름판과 설명판이 잇따라 사라져 교량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일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 오동교와 봉기교에 다리 이름판이 사라진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청도군에 따르면 각북면 남산 2교 교량 양쪽에 설치된 이름판과 설명판 4개를 비롯해 풍각면 현리리 등에서 모두 12개의 다리 명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인근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 송정교와 초곡마을 앞 대밭들교에도 명판 5곳이 뜯겨 나가 흉물처럼 남아 있었다.
다리 명판이 사라지는 이유는 값 비싼 재질 때문이다. 구리에 아연을 첨가해 만든 황동(黃銅)은 가격이 꽤 비싸다. 특히 교량 위치, 차도 폭, 공사기간, 시행청, 시공자 등을 기록한 설명판은 크기가 커서 개당 무게가 10~30㎏으로 절도범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대구 북구 대현동 한 고물상 주인은 "황동은 1kg당 시세가 3천500~4천500원으로, 고철보다 10배 이상 비싸다"고 했다.
풍각면 현리리 이장 강창희(65) 씨는 "농사일로 바빠서 동네 다리 명판이 사라진 것도 한참 후에야 알았다"며 "마을 다리 이름표까지 떼어가는 걸 보니 경기가 정말 안 좋은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청도군 도로계 담당자는 "교량 명판 도난이 확인된 만큼 경찰에 수사의뢰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분실한 명판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재질을 황동 대신 돌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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