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생명'. 두 얼굴을 가진 안동호의 현주소다.
한쪽에서는 '중금속 오염' 등 안동호에 날아든 철새들의 폐사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안동호 인공섬을 찾은 쇠제비갈매기가 부화에 성공하는 등 철새 서식지로 최적의 환경이라 홍보가 한창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5일부터 안동호 상류 서식지에서 집단 폐사하고 있는 왜가리 죽음의 원인 규명을 위한 '안동호 왜가리 폐사 원인 정밀조사'에 나섰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안동호 물고기와 왜가리, 백로 등 철새들의 집단 폐사 원인을 둘러싸고 안동호 중금속 오염 등 '죽음의 안동호'에 대한 대책을 촉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안동시는 6일 "멸종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보호를 위해 국내 최초로 설치한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 순조로운 부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60여 마리의 쇠제비갈매기가 서식하고 있고, 지금까지 새끼 13마리가 부화한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시는 또 조류학자들의 말을 빌려 "내륙에 있는 안동호는 낙동강 유역에서 유일한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라며 "안동호를 찾는 이유도 빙어 등 풍부한 먹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처럼 시가 안동호의 청정성과 생태 건강성을 홍보하고 나서자 환경단체들은 철새 보호 대책의 형평성 문제 지적과 함께 안동호 치유와 생태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다.

임덕자 영풍석포제련소공동대책위원장은 "안동호에는 쇠제비갈매기뿐 아니라 왜가리, 백로 등 철새들도 찾고 있다"며 "그런데 왜가리, 백로의 떼죽음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안동시가 수십마리의 쇠제비갈매기 보호와 서식지 홍보에는 수천만원을 쏟아붓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지난 5일 대구환경청의 현장 조사에 참여했던 한 조류학자도 "이대로 가면 안동호를 찾는 쇠제비갈매기 개체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안동댐 상류에서 조류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그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환경당국이 정밀조사에 나선 상황에서 안동시가 안동호의 청정성을 홍보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안동시는 지난 4월 예산 3천500만원을 들여 가로 50m, 세로 20m 등 1천㎡ 규모의 바지선으로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고, 쇠제비갈매기들이 날아가는 7월말쯤 철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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