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귀찮게 달라붙는 날벌레 정체는 진딧물

조금만 걸어 나가도 진딧물들 옷, 머리, 몸에 붙어
봄철 먹이 찾는 진딧물들이 날개를 달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사람에게도 붙어

날개 달린 진딧물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날개 달린 진딧물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대학생 A(22) 씨는 지난 주말 화창한 날씨를 맞아 친구들과 나들이를 갔다 날벌레들 때문에 기분을 망쳤다. 그는 "가까이 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미세한 날벌레들이 옷과 몸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피부에 닿으면 진득한 느낌까지 들어 소름이 돋았다"며 "새로 산 원피스가 벌레 사체로 엉망이 됐다"고 했다.

날벌레들이 기승을 부린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길을 걷다 옷이나 머리에 날벌레들이 달라붙거나 대화 중 날벌레가 입으로 들어왔다는 경험담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전문가에 따르면 해당 날벌레는 진딧물로 파악됐다. 5~6월이면 번식과 먹이를 찾기 위해 날개를 단 진딧물들의 활동이 왕성해진다는 것. 진딧물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보통 날개의 유무에 따라 유시충과 무시충으로 구분된다. 특히 대구에선 올해 5월부터 30℃를 넘는 이상 고온현상이 이어지며 진딧물 활동 시기가 더 빨라졌다.

진딧물은 일부 벌레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인체에 직접 해를 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식물 진액을 빨아먹어 말려 죽이고, 식물 바이러스를 옮기는 등 농작물 등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이동운 경북대 생태환경관광학부(생물응용 전공) 교수는 "최근 사람들에게 달라붙는 작은 날벌레는 면충으로도 불리는 진딧물"이라며 "지역 농가에서는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해충 방역 등을 담당하는 구·군 보건소 등에도 진딧물 불편 민원이 접수돼 방역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 구청 보건소 관계자는 "원래 방역작업은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끼치는 모기, 깔따구 등 해충에 대해 우선 실시하지만, 최근 날벌레 민원이 많아 수시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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