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빅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정부는 은행과 보험 등 금융 분야의 축적된 정보를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거래와 분석으로 혁신성장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들도 디지털 혁신을 앞세워 달라질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금융 빅데이터의 문 열린다
정부는 대출과 연체, 카드 개설 정보 등 금융 분야 빅데이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게 되면 금융 이용자들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길이 열린다. 올 연말에는 금융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도 열린다.
금융위원회와 신용정보원은 지난 3일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오픈 행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금융 분야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인 '크레디비'(CreDB)도 공개했다. 이는 신용정보원의 정보를 비식별로 바꿔 핀테크기업과 금융회사, 교육기관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우선 일반신용DB(은행·카드 등) 서비스를 시작한 뒤 하반기에 보험신용DB, 기업신용DB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오픈한 일반신용DB는 약 200만명에 대한 대출, 연체, 카드 개설정보 등 2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순차적으로 대출금리와 상환방식, 카드실적 등 항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해 고객 특성에 맞춘 대출 규모와 연체 현황을 분석, 목표 고객군을 선정하고 맞춤형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금융 소비자는 더 낮은 금리로 소액 신용대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카드 결제 매출 데이터와 전자상거래 정보 등을 활용하면 자영업자들도 정밀하게 상권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유통시장 조성을 위한 '데이터 거래소'도 구축한다. 활발한 데이터 거래를 위해선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보안 전문성을 갖춘 금융보안원이 이를 담당한다. 금융보안원은 연말까지 비식별 정보, 기업정보 등의 데이터를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거래할 수 있는 중개시스템을 만들어 시범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용정보원의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통해 은행, 카드, 보험 등 금융권에 축적된 양질의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개방하겠다"며 "창의적 아이디어와 의지가 있는 누구에게나 데이터와 분석시스템을 제공해 인공지능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데이터 기반의 혁신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은행들 빅데이터 활용에 속도 높여
국내 은행들은 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디지털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디지털 금융을 위해 SK텔레콤, 핀테크 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은행이 보유한 고객관리 노하우와 통신사의 고객 빅데이터, 핀테크 마케팅 역량 등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하고 있다.
또 신기술 연구개발조직인 IT R&D센터 역할도 강화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오픈API 등 기술 중심의 5개 Lab(랩)으로 이뤄진 IT R&D센터는 빅데이터 활용은 물론 디지털 뱅킹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빅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빅데이터 저장 체계를 설계하고 관련한 인프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 포털을 만들고, 데이터 프로세스를 개발한다. 빅데이터 업무 환경이 은행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DA포탈 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이달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디지털 전환의 근간인 데이터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다. 무엇보다 고품질 빅데이터 제공을 위한 데이터 표준 및 품질 기능 고도화가 주요 목적이다.
수협은행은 지난달부터 디지털 뱅크를 위한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 시스템 재구축에 나섰다. EDW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정보계 데이터 통합 기반 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규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이관, 사용자 중심의 정보 분석 환경 구축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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