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를 다니다 퇴직한 이모(54) 씨는 올해 초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커피전문점을 차렸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투자 비용 부담이 적은 업종을 고민하다가 커피전문점 창업을 택했다.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배달앱 수수료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점도 이유였다.
A씨는 "시장조사를 하면서 여러 자영업자를 만나보니 편의점이나 치킨가게보다는 카페를 추천하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카페는 여름보다는 겨울철 매출이 낮은 편이지만 창업 후 매달 200만원 가량의 순수익을 내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대표 자영업종이 치킨가게에서 커피전문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창업 업종 1순위로 꼽히던 치킨가게의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배달앱 수수료 등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적지 않다는 게 이유다.
커피전문점은 치킨가게보다 업무 강도가 낮고 최근 수년 간 계속된 폭염으로 전반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원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대구의 커피전문점은 2천975곳으로 전년 대비 10.3% 늘었다. 같은 기간 치킨전문점은 1천942곳으로 6.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2년 1천756곳이었던 대구의 치킨가게는 매년 성장세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워낙 경쟁 업소가 많은데다 월 30만원대의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온라인 간편결제 수수료(결제금액의 3.3%), 광고비 등 각종 부가비용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4일 발표한 배달앱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자영업자의 55.9%가 배달앱 수수료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의견은 14.6%에 그쳤다.
대구 치킨 프랜차이즈는 10여년 전 나온 '땅땅치킨' 이후 특별한 성공 사례가 없는 반면,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핸즈커피, 카페봄봄 등 토종 브랜드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성구 만촌동에서 치킨가게를 하는 이모(44) 씨는 "주문량의 80%가 배달앱을 통해 나오지만 이전보다 주문량이 늘어난 건 아니어서 부담만 커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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