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이라서 돈 더 낸다. 여성 불안에 따른 안전비용이 핑크택스 논란으로

주거 안전을 위해 여성 전용 원룸 등 추가로 더 돈내
주거지 CCTV 등 방범 장치 설치 유무에 대한 여성 문의 늘어나

서울 신림동 원룸에서 일어난 '강간미수' 사건 등으로 여성들이 지불하는 '안전비용'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핑크택스'(Pink Tax) 논란이 불붙고 있다.

핑크택스는 대체로 같은 용도의 제품이라도 여성용이 남성용에 비해 비싼 경우를 일컫지만,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주거 안전을 위해 다양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핑크택스'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여성 1인 가구가 주거 안전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사회적 안전망 지원은 미흡한 데다,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 1인 가구 대다수는 원룸에 거주한다. 이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저층보다는 고층을 선택하고, 일반 원룸보다 월세가 더 비싸더라도 여성 전용원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전자식 도어락만으로는 불안해 추가로 수동 잠금장치나 창문 스토퍼 등의 보안 장치를 설치하고, 갖가지 호신용품까지 구매하는 여성도 많다. 모두 일종의 핑크택스인 셈이다.

실제로 부동산을 통해 지역 대학가 인근 여성 전용원룸과 일반원룸을 비교한 결과, 여성 전용원룸의 월세가 5만~8만원 정도 비쌌다. 한 대학가 부동산중개업자는 "여성들은 월세가 비싸더라도 여성 전용원룸이나 2층 이상을 선호한다"며 "현재 여성 전용원룸은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여성의 안전을 담보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세태로까지 핑크택스가 나타나는 상황이 요즘 사회의 한 단면"이라며 "1인 여성 가구가 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미흡한 수준이다. 안전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방범소초 확대, 1인 가구에 대한 도어락 보급 등 직접적인 해결방안을 내놓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핑크택스(Pink Tax)=같은 상품이라도 여성용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좀 더 비싸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 기업들이 여성용 제품에 분홍색을 주로 사용해 붙여진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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