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인 U-20 축구대표팀의 정정용(사진) 감독은 "여기 오기 전에 국민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한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을 맡을 때만 해도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바로 경험 부족.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뚝심으로 걸어온 길이 36년만의 4강 신화 재현의 원동력이 됐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연일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U-20 월드컵 8강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세네갈을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1983년 이후 무려 36년 만의 쾌거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정 감독은 2년이라는 긴 호흡 속에서 팀을 구성했다. 현재 주축으로 뛰고 있는 조영욱 이강인 황태현 김현우 이광연 등 대부분이 AFC 챔피언십 예선부터 함께했다.
이날 승리도 정감독의 전술이 돋보였다. 체격 조건이 워낙 좋은 세네갈을 맞아 '부분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골키퍼 이광연을 비롯해 스리백(이재익-김현우-이지솔)과 좌우 윙백(최준-황태현)은 앞선 경기들과 동일했으나 중원과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특히 중원 변화에 신경 썼다.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계속해서 선발로 나섰던 김정민을 대신해 박태준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 정호진과 함께 중심을 잡았다. 힘과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세네갈과 맞서기 위해 체력을 비축한 선수들을 먼저 내세운 선택이었다.
결국 정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정 감독은 "상대가 측면에 활발한 공격 전개를 하기 때문에 일단 전반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후반전에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가 해왔던 경기 패턴이라 그렇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네갈이 전반 공격적으로 나오면 인내심을 갖고 움츠렸다가 후반전 우리가 잘하는 게 있기 때문에 두세 가지 변화를 줬다. 우리와 실력이 비슷하거나 좋다고 판단할 때는 여러 가지 전략, 전술을 갖고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난 정 감독은 신암초등, 청구중·고, 경일대를 나왔다. 그는 무명 선수였다. 센터백 포지션을 맡았지만, 유명한 선수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1992년에 이랜드 푸마에 입단해 1997년까지 6시즌 동안 활약하였으나 부상으로 인해 29세의 젊은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그러나 은퇴후 U-14 대표팀을 맡으면서부터 지도자로서 대성했다. 2014년에는 대구FC의 수석코치로 일했지만 2016년부터는 다시 연령별 대표팀의 감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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