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 10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의 고령자인 가운데, 고령자 사고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택시나 시내버스 등 운전을 생업으로 삼는 고령 운전자 경우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긴 시간 운전대를 잡아야 해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연스레 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13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에 등록된 전체 면허 소지자 156만3천551명 가운데 약 10%에 이르는 15만3천263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2014년 10만3천604명(7%)에서 2015년 11만4천81명(7.6%), 2016년 12만4천696명(8.1%), 2017년 13만9천588명(9%) 등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택시나 버스 운전기사 중 고령층도 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운수종사자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택시 운전기사 1만5천311명 중 36.9%인 5천653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범위를 80세 이상으로 좁혀도 76명이 현재 택시를 운행 중이었고, 최고령자는 1928년생으로 만 91세다.
시내버스의 경우 운전기사의 정년이 정해져 있어 고령자 수는 적은 편이지만, 정년 이후 '촉탁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65세 이상 운전기사가 지난해 22명에 달하는 등 상황은 비슷했다.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도 증가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일어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모두 8천437건으로 2014년(4천26건)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고령인구 이동권 확보 방안' 보고서에서도 2013~2017년 전국적으로 차량 교통사고가 2% 증가하는 동안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는 73.5%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령 운전자는 반응속도나 순발력 등이 비고령 운전자보다 평균적으로 떨어져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2월 한국안전학회지에 실린 '고령 운전자 인지 반응시간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들이 교통상황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1세까지 일정하지만, 65~85세 구간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고령자의 면허 갱신 기간을 단축하고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 대책에 나섰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유수재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교수는 "통계적으로 고령 운전자는 주행 거리당 사고율이 비고령자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것이 고령자를 차별하는 정책으로 이어져선 안 되며, 연령과 상관없이 운전에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을 걸러낼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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