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유구한 역사와 함께 풍부한 자연·문화유산을 자랑한다.
그만큼 스페인 국민은 전통과 역사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다. 그들의 원칙은 '원형 그대로의 보존'이다. 아무리 개인 소유의 건물이라도 외벽을 수리할 경우 민간의 건축위원회에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더욱이 통과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수백년동안 전통적인 외관을 간직한 도심의 건물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연 역시 마찬가지다.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고 연구하는 데 엄청난 투자를 한다. 정부 차원은 물론, 지역 대학과 단체, 개인 등이 모두 같은 의지와 목표를 갖고 있다.
스페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유네스코의 가치와 맞물리며 수많은 유네스코 유산을 보유하게 했다. 세계지질공원 역시 유럽에서 가장 많은 13곳이나 등재돼 있다.

◆스페인의 정신 '프라도 미술관'
스페인의 정신과 유네스코의 가치를 확인하려면 프라도 미술관을 꼭 봐야 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은 스페인의 정신이자, 자존심이다.
세계 3대 미술관에 꼽히는 이 미술관은 단 한 점의 약탈 문화재가 없다. 대부분 왕실이 소유한 것으로 국민이 수백년동안 지키고 보존했기 때문이다.
1819년 문을 연 프라도 미술관은 올해 11월 19일 200주년을 맞이한다.
스페인 미술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르네상스 이후 펠리페 4세가 스페인 작품을 외부로 방출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1900년대까지 스페인 화가들이 세계인들의 기억 속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금지령을 깬 인물이 나폴레옹이다. 나폴레옹은 스페인에서 대화가들의 작품을 유럽 곳곳으로 옮겼고 이때부터 스페인 화풍이 세계에 소개됐다.
프라도 미술관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벨라스케스와 엘 그레코, 보쉬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약 6천 점을 소장품 중 3천 점이 전시돼 있다. 이들은 종교, 역사, 문화, 자연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남기면서 숨겨진 스페인의 모습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있다.
그중 고야는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와 닿아있는 화가다.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된 고야의 작품 '1808년 5월 2일의 학살'이 그 역사의 출발이다.
이 작품에 영감을 얻은 피카소는 1951년 '한국에서의 학살'을 그려냈다. 이 작품에 나온 시대상은 피카소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세계미술사를 연구하는 다수의 학자는 1950년 미군에 의한 '노근리 양민학살'과 같은 해 일어난 황해도 신천군에서 5천 명의 민간인이 죽임을 당한 '신천 양민학살' 등이 작품의 소재가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스페인의 유네스코 유산
톨레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1560년 스페인이 마드리드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문화, 정치의 중심지였다. 스페인 가톨릭의 총 본산으로 여겨지는 톨레도 대성당이 있고 이곳에는 세계 최초의 그림 성경이 전시돼 있다.


톨레도 산토 토메 교회에는 세계 3대 성화인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 있다. 이 그림은 신앙심이 깊고 생전 자비를 베푼 오르가스 백작이 1312년 죽음을 맞이했는데 당시 그를 매장할 때 성 스테판(1세기 성인)과 성 어거스틴(4세기 성인)이 천상에서 내려와 직접 매장을 했다는 전설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해 마을을 세운 곳도 있다.

론다는 절벽과 절벽 사이에 마을을 짓고 거대한 다리, 누에보 등을 놓았다. 협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높이는 무려 120m나 되고 다리 중앙에 방이 있는 게 이색적이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기슭에 있는 그라나다는 711년부터 약 8세기 동안 스페인을 통치한 이슬람 계통의 나스르 왕국의 최후 거점이었다. 이곳 알함브라 궁전은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클래식 명곡으로 꼽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리고 최근 현빈과 박신혜 주연의 동일 제목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에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는 '에메랄드 속 진주'로 표현되는 헤네랄리페 정원이 있다. 알함브라 궁전과 마주하는 알바이신 지구는 이 궁전의 야경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이다. 알함브라 궁전 등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최근 예년의 10% 수준으로 관광객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프리메라 리가 FC 바르셀로나 소속 메시지만 원래 바르셀로나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이 도시를 대표한다. 바르셀로나 곳곳에 가우디의 작품이 남아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성 가족 성당과 구엘공원이다.

성 가족 성당은 가우디 최후의 걸작으로 꼽히며 총 4개의 파사드 위에 첨탑 12개를 세워 십이사도를 표현했다.
이 성당은 현재 보존된 것과 재현된 것이 구분돼 있다. 이는 원형 그대로 보존할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원형과 재현 모두를 역사적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구엘공원은 가우디가 전원도시를 계획하며 만든 곳으로 원래 고급 저택지로 개발된 곳이었지만 시가 사들여 공원으로 꾸민 곳이다. 아치형 지붕과 아름다운 분수, 화려한 창문과 타일 등 가우디 색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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