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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대중교통 친화도시로] <上> 줄어드는 대중교통 이용객… 묘안 없을까?

전국 특광역시 중 수송분담률 하위권… 사회적 비용 크
市 "대중교통 편의성 개선해 시민 마음 잡아끌 것"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 매일신문DB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 매일신문DB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여라!"

대구시가 사활을 건 대중교통 이용률 높이기에 나섰다. 갖가지 대책에도 대중교통 수송 실적이 4년 연속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대중교통 수송 실적은 108만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115만5천명을 기록한 뒤 2016년 112만3천명, 2017년 110만1천명 등 매년 감소 추세를 이어가며 4년 만에 6.5%p(포인트)나 줄었다. 도시철도 3호선과 1호선 설화명곡 구간이 개통했고,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는 등 갖가지 대책도 마련됐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낮은 대중교통 이용률… 사회적 비용은 ↑

대구는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서도 대중교통의 수송분담률(교통수단별로 분담하는 여객 및 화물의 수송비율)이 낮은 축에 속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합한 대구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30.5%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서울(57%)은 물론, 인천(41.3%)과 부산(32.2%)보다 낮았다.

대구보다 낮은 광주(22.4%)와 대전(29%)은 도시철도가 1호선밖에 없고, 울산(21.4%)은 아예 도시철도가 없다.

반면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상위권에 든다. 같은 해 자가용 차량과 택시를 합친 대구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60.9%로 서울(33.1%)이나 부산(52.7%), 인천(50.8%)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경북대병원 앞 도로가 차량으로 꽉 차 극심한 정체를 빚는 모습. 매일신문DB
경북대병원 앞 도로가 차량으로 꽉 차 극심한 정체를 빚는 모습. 매일신문DB

이는 도심 교통혼잡은 물론, 도로 건설과 교통사고 등 수많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8만 대였던 대구의 자가용 승용차는 2017년에는 96만대로 집계됐다. 불과 6년 만에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이 18만대(22.8%)나 늘어난 셈이다.

2006년 1조2천12억원 수준이던 교통혼잡비용도 10년만인 2015년 1조7천681억원으로 47.2%(5천569억원)나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2017년 기준 526.1건으로 전국 평균인 420.5건보다 많았다.

늘어난 교통량을 감당하고자 ㎞당 평균 376억원씩 투입되는 도로 건설비용이나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까지 감안하면, 낮은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탓에 대구에서만 매년 수조 원의 세금이 소모되는 셈이다. 대구시가 사활을 건 대중교통 이용률 높이기에 나선 이유다.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이용객 잡는다

대구가 도시 규모와 교통 인프라에 비해 유독 대중교통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승용차 중심으로 짜인 교통구조나 도시철도 노선 계획이 어려운 특유의 분지 지형 등이 주로 꼽힌다. 모두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힘든 구조적 문제들이다.

때문에 대구시는 우선 '대중교통 편의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용률을 근본적으로 높이려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더 편리하다고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먼저 시내버스의 정시성 준수율(대중교통수단이 정해진 시간에 출발·도착하는 비율)부터 확보한다는 게 대구시의 복안이다. 출·퇴근 시간 심각한 교통정체 탓에 정해진 배차 시간표를 지키기 어렵다면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들의 이용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올 하반기 대구 곳곳의 도로 117.8㎞ 구간에 운영 중인 버스전용차로를 효율화할 방안을 찾고자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들면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버스전용차로 통행위반 구간단속장치 4대를 설치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 교통정체가 심한 시간대 버스의 정시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아울러 4억5천만원을 들여 시내버스 정류소 3곳에 냉·난방 기능을 갖춘 승강장을 시범 설치하고 향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녹이 슬거나 낡은 승강장 표식을 모두 바꾸고, 급행버스와 일반버스의 정차 여부도 표식을 통해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바꾼다. 경산을 넘어 영천까지 무료환승 혜택을 확대해 광역경제권 형성을 통한 활성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매일신문DB

또 올해 10월부터는 다자녀가정에 발급하는 '아이조아카드'에 교통기능을 추가해 도시철도 운임을 전액 할인해주는 등 기존 복지체계와의 협업도 꾀한다. 역사마다 정해둔 테마에 따라 문화공연과 피아노계단 등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시설을 마련해 이용률을 높이는 것도 주요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에 대해 가진 수요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능동적인 수송정책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갖가지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통해 교통량을 줄이고, 환경과 에너지까지 함께 고려하는 추진체계를 구성하면 낮은 대중교통 수송분담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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