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텃밭농원(대표 마명선;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46번지)은 민간인이 운영하는 도심 속 텃밭농원이다. 텃밭농부 430여명이 각각 약 16.5㎡(5평) 크기의 텃밭을 가꾼다.
이 농원은 마 대표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과수원인데, 2005년 과수원 일부를 텃밭으로 조성했다. 비교적 평평한 땅은 텃밭으로 조성해 도시농부들에게 임대하고, 산 쪽으로 위치한 경사지는 원래대로 과수원으로 경작하고 있다. 과수원 배나무 중 일부도(약 100그루) 개인에게 임대해 도시인들이 가꾸고 수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냄새 없는 퇴비로 갈등 해소
이 농원의 안쪽은 산자락이지만 입구 쪽은 아파트 단지다. 주택과 인접한 만큼 퇴비냄새, 비닐이나 농자재로 인한 미관 문제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이 농원에서는 '냄새 없는 퇴비'를 사용한다. 1등급인 이 퇴비는 1kg에 6000원으로 일반 퇴비에 비해 비싼 편인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농원측에서 대량구매에 텃밭농부들에게 소량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텃밭 곳곳에 채소 찌꺼기 수집통을 설치, 텃밭에서 나오는 채소 찌꺼기를 모으고, 어느 정도 모아지면 텃밭 안쪽에 설치한 본격 퇴비장으로 옮겨 퇴비화 작업을 한다. 이런 작업 덕분에 텃밭 미관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채소 찌꺼기를 퇴비로 만드는 효과도 얻는다. 그래서 이 농원은 다른 공용 텃밭에 비해 대단히 청결하다.
마명선 대표는 "오물이 발생하면 바로 치우고, 해당 오물을 내놓은 농부에게 협조를 구한다. 한두 번이 아니라 오물이 발생할 때마다 협조를 당부 드리고, 치우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 빗물 모아 수돗물 사용 줄여
천수농원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빗물 저금통'이다. 텃밭 관리 사무실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산자락에 위치한 이점을 살려 장마 때 계곡으로 흘러가는 빗물을 저금해두었다가 갈수기에 쓴다.
텃밭 여기저기에 커다란 빗물통(각각 5~7톤) 8개를 설치해두었으며, 통 외벽에는 '빗물은 작물의 보약' '빗물은 자연의 축복' '빗물을 심자'와 같은 캠페인 글을 커다랗게 써서 농부들이 빗물을 아끼고 적극 이용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의 지은이 서울대 한무영 교수는 '빗물은 받아서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가 적게 들어간다. 해수 담수화보다 빗물을 잘 받아놓고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빗물을 모아 텃밭농사나 변기용 물로 사용하면 상당량의 수돗물을 아낄 수 있다'고 말한다.
◇ 지자체의 지원금 없이 운영
천수텃밭농원은 땅을 도시인들에게 임대만 하는 곳은 아니다. 서울시 우수 민영주말농장으로 지정돼 있으며, 노원구 도시농업네트워크 교육을 실시하고, 초보 도시농부들에게 채소와 과수뿐만 아니라 양봉 교육도 한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분야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봉사형태로 가르쳐 준다. 연중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3월에는 도시인들이 참여하는 시농제를 개최하고, 4월 하순에는 배꽃 음악회, 11월 말에는 함께 김장행사도 펼친다. 도시농업을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인 셈이다.
이 농장은 지자체와 연계해 도시농업관련 사업을 펼치지만, 지자체로부터 직접 지원금을 받지는 않는다.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으면 자율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원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 소유 공용텃밭'에 비해 연간 텃밭 임대료가 비싸다. 텃밭 한 개당(16.5㎡) 연 13만원.
천수농원에서 6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 텃밭농부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원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집에서 가까워서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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