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출신 인물들이 잇따라 해외에서 희소식을 전하면서 오랜 지역경제 침체와 정치적 고립으로 위축된 지역민들이 간만에 활짝 웃고 있다.
12일 '대구 토박이'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국가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궈낸 데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비틀즈에 비견되며 영국 웸블리 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방탄소년단(BTS)까지 대구 출신 인물들의 활약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969년 대구 동구 신천동 송라시장 인근에서 태어난 정 감독은 동구 신암초와 청구중·고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는 경일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등 지역에서 나고 자란 '대구 토박이'이다. 이후 실업팀 이랜드 푸마에서 활동하다가 1997년 부상을 당해 지도자로 전향했다.
현재 대구 달서구에 살고 있는 정 감독의 부인은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다. 2014~2015년에는 대구FC 수석코치와 산하 U-18 팀인 현풍고 감독을 역임하는 등 지역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U-20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2017년부터 맡았다.
정 감독의 둘째 형인 정두용 씨(대구시 공무원)는 12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동생은 평소 조용한 편이지만, 해야 할 일을 정하면 누가 뭐라든 꿋꿋이 해나가는 '뚝심'있는 대구 남자"라며 "고된 훈련 뒤에도 늘 전술을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는데, 드디어 기회를 잡아 대구와 대한민국을 빛내줘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지인들은 "선수로서의 활약이 부상으로 안타깝게 끝났지만, 지도자로 대성할 줄 믿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 감독의 친구인 경미경(46) 씨는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고 묻자 '부상당했다'며 씁쓸하게 웃던 모습이 아직 선하다. 워낙 조용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성격이어서 반드시 성공할 줄 알았고,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TV에서 뒷모습만 보고 바로 알아봤다. 아직 전화번호도 그대로인데, 대구에 돌아오면 꼭 축하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글로벌 그룹 BTS의 멤버 뷔와 슈가, 한국인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 이어 또다시 지역 출신 인물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자 대구시민들은 축제 분위기다.
시민 박정우(28) 씨는 "몇 년 넘게 대구에 이렇다 할 좋은 소식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나라를 빛내는 대구 출신 인물이 계속 나와 자랑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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