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젊은 연극인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연극을 추구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연극인들은 작품의 퀄리티와 완성도를 지향하는 기성 연극인들과는 달리 젊은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진취적인 내용을 다루는가 하면 연극 형식도 파괴해 길거리 퍼포먼스, 신체 연극, 국악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팬을 사로잡고 있다. 대구 전체 극단 30여 곳 중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극단은 5, 6곳 정도로 최근 수년 사이 많이 생겨났다. 이들 극단들은 자체 소극장은 없지만 연습실을 갖추고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극단 헛짓(대표 김현규·37)
극단 헛짓은 2017년 창단했다. 공연 때마다 단원을 프로젝트식으로 모아 운영한다. 헛짓은 비아냥 거리는 뉘양스를 갖고 있다. 헛짓 같은 연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진짜, 가짜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주기 위한 목적이다. 작품은 가족관계, 인관관계에 대한 모순, 문제점을 주로 다루고 있다. 연극 흐름도 텍스트 위주보다 오브제나 신체적인 표현을 많이 활용한다. 대표적 작품은 '춘분'이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연극의 형식을 탈피해 이미지 위주 무대 활용 등 실험적 연극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했다.

◆연극저항집단 백치들(대표 정성태·33)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은 창단 7년째 맞고 있다. 연극으로 세상에 저항을 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작품도 주로 정치적 사회적 풍자 내용을 다루고, 지금까지 20여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 '미친 세상에는 햄릿' '리비도 파우스트' '민중의 적' 등이 관객들에 진한 감동을 줬다. 주로 창작 위주로 하고, 가끔 기성 작품을 각색할 때도 있다. 무대도 소품, 세트 등 간소하게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구에 자리잡고 있는 외골수적인 보수를 조금 깨 보는데 연극의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극단 만신(대표 김지영·35)
극단 만신은 2017년 창단했다. 만신은 큰 무당을 의미하고 무당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 즉 위로와 경고를 연극을 통해 세상과 함께하기 위해 만들었다. 작품은 '베쓰-어느 바보광대의 죽음', 조선뮤지컬 '마당놀이 돈전' 등 5개 작품을 선보였다. 탈춤, 사물놀이 등 국악이 가미된 실험적 작품이 많다. 만신은 야외 공연을 많이 한다. 길거리, 야시장, 산동네 등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찾아가는 연극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연극을 위한 연극이 아니라 내 삶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을 다룬다"고 했다.

◆극단 마인(대표 조정웅·36)
극단 마인은 2014년 창단했다. 마인은 기존의 드라마식 연극을 지양하고 신체 퍼포먼스 등 연극의 다양성을 실험하고 있다. 공연 작품은 '불편한 동기'를 비롯해 15개 작품이 넘는다. 지금은 한해 5개 작품을 선보이는 등 공연 활동이 왕성하다. 매니아층은 주로 젊은이들이 많다. 신체 연극을 처음 접한 관객은 의아해 생각할 수 있지만 몸짓 하나하나 이해하면 상당한 매력적이라는 것. 조 대표는 "신체 연극은 대사가 적고 주로 몸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도 많은 연습을 요한다"고 했다.

◆극단 도적단(대표 정호재·32)
극단 도적단은 2010년 창단했다. 도적단은 거리에 발자취를 남긴다는 의미를 갖고 거리 공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정기공연은 매년 한번씩 8차례 열었다. 작품은 창작극이 기본이고 젊은층이 공감할 구 있는 기성작품도 다룬다. 대표적인 작품에는 '이 밤이 깊어가지만' 이 있다. 청춘들이 포장마차에 앉아 자신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탐구 생활인 워크숍공연과 청소년자립극단도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단원들과 조선유랑극단을 꾸려 전국 무대로 공연을 많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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