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평무사(公平無私)는 사람 관계는 물론 모든 조직의 경영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자의 핵심 사상인 충(忠)과 서(恕)도 공평해야 가능하다.
충은 자신의 마음을 다하는 것이고, 서는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서 다른 자에게 미치는 것이다. 충서를 하면 남 보기를 자신처럼 보기 때문에 공평할 수밖에 없다. 중국 당 태종은 중국 왕조에서 공평한 정치가로 유명하다.
태종이 위징, 방현령, 두여회, 왕규 등과 나눈 얘기를 엮은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이후 왕조의 제왕서로 각광을 받았다. '정관정요 권5 공평(公平)편'에서 "옛날 제갈공명은 소국의 재상이었는데도 '나의 마음은 저울과 같아서 사람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더구나 지금 대국을 다스리고 있는 나의 경우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라고 말할 만큼 태종은 공평을 국정의 철학으로 삼았다.
공평과 공정은 사사로운 욕심을 없애야만 가능하다. 사사로운 욕심을 없애야만 인간의 본성이 세상에 드러나고, 본성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정치를 해야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성리학에서는 사사로운 욕망을 걷어내면 누구든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사로운 욕망을 걷어내는 과정이 곧 공부다. '회남자 시칙 7월편'에 멀구슬나무와 함께 공평을 언급하고 있다.
입추가 드는 날에 천자는 삼공·구경·대부들을 거느리고 서쪽 교외에서 가을을 맞는다. 돌아와서는 조정에서 병사와 무사들에게 상을 내린다. 그리고 장수에게 명령해서 군졸을 선발하고 병장기를 갈게 하며, 뛰어난 병사를 뽑아 훈련시키고 공을 세울 수 있는 자에게 임무를 맡긴다.
그리해서 불의한 나라를 정벌하고 거만한 자를 잡아 죽여 천하를 복종케 한다. 관리에게 명령해서 법 제도를 정비하고 감옥을 수리하게 해서 간사한 자를 잡아 가두고, 재판을 신중히 해서 송사를 공평하게 한다. 이 시기에는 천지가 살기를 펴는 때이므로 만물은 더 이상 자랄 수 없다.
멀구슬나뭇과의 갈잎큰키나무 멀구슬나무는 주로 제주도와 전남 등 난대림 지역에서 자란다. 멀구슬나무는 열매 속의 딱딱한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목구슬나무'라 불렀다. 멀구슬나무는 바로 목구슬나무에서 유래했다.
이 나무의 한자는 연(楝) 혹은 고련(苦楝)이다. 북한에서 이 나무의 이름을 고련수(苦楝樹)라 부른다. 나는 멀구슬나무를 전남 송광사 우화각(羽化閣)과 중국 복건성 무이산에서 만났다. 이 나무는 예부터 줄기는 구충제나 피부병 치료제로, 잎은 화장실에 넣어 구더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즙은 살충제로 썼다.
또 인도에서는 멀구슬나무의 작은 가지를 칫솔로 사용했다. 이 나무의 가지가 치석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멀구슬나무의 꽃은 가지 끝의 잎겨드랑이에서 핀다. 잎 위에서 피는 연보라색의 멀구슬나무 꽃이 바람에 흔들리면 메마른 마음이 한없이 흔들린다.
중국 당송팔대가 중 한 사람인 북송시대 왕안석(王安石, 1021-1086)의 '종산만보(鍾山晩步)'에서 멀구슬나무의 꽃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작은 비 가벼운 바람에 멀구슬나무 꽃 떨어지니(小雨輕風落楝花)/가느다란 붉은 꽃이 눈처럼 평평한 모래에 수놓네(細紅如雪點平沙).
세계 최초의 종합 농서인 중국 북위시대 가사협의 '제민요술(齊民要術)'에 따르면, 이 나무는 빨리 자라는 속성수이기 때문에 5년 정도면 큰 서까래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의 민가에서 많이 심었다. 중국 강소성의 '무석현지(無錫縣志)'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호랑이가 나타나 어린아이들이 낮에도 밖에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이 마을 사람들은 멀구슬나무를 엮어 성을 쌓아 호랑이의 출현을 막았다. 이곳 사람들은 성의 이름을 '멀구슬나무성', 즉 '연성(楝城)'이라 불렀다. 그 이후 마을에는 대문을 열어놔도 호랑이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처럼 멀구슬나무는 사사로운 욕망이나 우환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공평하게 살도록 하는 수호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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