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총장 직행 '파격' 윤석열…정면돌파 '강골'

다섯 기수 낮춘 발탁 인사…2년간 적폐청산 진두지휘로 정부 신임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2년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해왔다.

청와대는 지난 정권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그를 서울중앙지검장에 깜짝 발탁한 데 이어 다시 한번 검찰총장으로 파격 지명했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다. 현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를 5년이나 낮췄다는 점에서 인적 쇄신까지 포함한 검찰 개혁 추진에 방점을 둔 인사로 풀이된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의 윤 후보자는 1994년 서른넷에 검찰에 발을 들인 '늦깎이' 검사지만 지난 25년간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대형 사건 수사를 전담했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대쪽같은 면모와 뚜렷한 소신 때문에 '강골 검사'라는 수식어도 늘 그를 따라다닌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타협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지내며 정권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강행했다.

그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이른바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 일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 취급받는 곳을 전전했다.

당시 국감에서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한다.

윤 후보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영입 1호'로 지목돼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된 사회 각계 인사들을 거침없이 수사하며 강골 검사 특유의 기질을 발휘했다.

당시 특검팀과 윤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2017년 서열과 기수를 파괴한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으로 이어졌다.

청와대는 고검장급으로 격상됐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12년 만에 다시 검사장급으로 내리는 동시에 차장검사급이던 윤 검사장을 승진 발탁하는 형태로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인 중앙지검장으로 보임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이후 사법농단과 국정농단 등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무리 없이 발맞춰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후보자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기간 서울중앙지검은 뇌물수수 및 다스 경영비리 관여 의혹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법농단 의혹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각각 구속기소됐다. 현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비중 있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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