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 산자연중, 3년째 몽골 현지서 사막화 방지 숲 조성

영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2017년부터 매년 몽골을 찾아 사막화하는 땅을 되살리기 위해 나무 심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숲 조성 활동에 참여한 산자연중, 현지의 쎈뽈학교 학생들과 관계자들 모습. 사자연중 제공
영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2017년부터 매년 몽골을 찾아 사막화하는 땅을 되살리기 위해 나무 심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숲 조성 활동에 참여한 산자연중, 현지의 쎈뽈학교 학생들과 관계자들 모습. 사자연중 제공

몽골은 사막화로 신음 중이다. 기후 변화와 난개발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한 황사와 미세먼지 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각국 기업과 시민단체 등 숲을 조성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이 일에 뛰어든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영천 산자연중학교(교장 이영동 신부)가 3년째 몽골 현지로 찾아가 숲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어 화제다. 사막화 방지를 위해 '생명·사랑·나눔의 숲'을 만드는 일을 꾸준히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산자연중은 2017년부터 매년 전교생이 몽골 아르갈란트 솜 지역을 찾아 나무를 심고 있다. 현지 자매 결연 학교인 울란바토르 쎈뽈초등학교, 존모드 쎈뽈초등학교 학생들도 숲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탠다.

학생들은 2017년 비술나무 400그루, 2018년에는 700그루를 심었다. 올해도 활동은 이어졌다. 지난 5월말 방문해 심은 비술나무는 700그루. 지금까지 심은 나무가 총 1천800그루에 이른다.

사막화한 지역에 숲을 조성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지난해는 진드기와 들쥐가 급격히 늘어 학생들이 나무를 심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또 지난해 심은 나무 중 13%정도는 고사했다. 이상기후 탓에 작년 겨울 몽골에 눈이 많이 오지 않았고, 결국 수분이 부족해 나무가 말라 죽었다고 했다.

그래도 산자연중은 도움의 손길을 멈추지 않을 작정이다. 2021년까지 나무를 5천 그루 이상 심을 계획이다. 지구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는 일일뿐 아니라 이 활동을 통해 두 나라 학생들이 배우는 게 많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이진혁(산자연중 3학년) 학생은 "비록 우린 올해를 끝으로 졸업하지만 후배들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숲을 더 풍성하게 가꿔 주리라 믿는다"며 "지난 3년의 경험을 잘 살려 졸업 후에도,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몽골의 초교 5학년인 바양척트 학생은 "힘들었지만 한국의 형, 누나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 몽골까지 와서 나무를 심어줘 고맙다"며 "몽골 학생들도 더 열심히 나무를 심고 가꾸자고 친구들과 약속했다"고 했다.

산자연중은 생활 속 실천 중심의 환경 교육에 방점을 둔다. 몽골에서 숲 조성 활동을 펼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올바른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산지여정'를 비롯해 ▷학급 정원 생태교실 ▷DIY 목공예 교실 등 다양한 환경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그 덕분에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2019 녹색환경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받기도 했다.

이영동 산자연중 교장 신부는 "해마다 몽골을 찾으면서 지구 환경의 황폐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환경 주권을 책임질 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인식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몽골 학생들과 함께 더 열심히 나무를 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학생들뿐 아니라 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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