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은 이제 유튜브까지 진출했다. 단 3일 만에 구독자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유튜버로서 자리를 잡은 것.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유튜브를 진출한 백종원에 대해 항간에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과연 이를 어떻게 봐야할까.
◆백종원의 유튜브 진출, 이미 보장된 성공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11일 유튜브에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라는 채널을 열었다. 이 채널에서는 '백종원의 대용량 레시피', '백종원의 장사이야기', '백종원 레시피' 같은 코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다양한 요리 관련 아이템들을 소화해냈지만, 이 채널의 방향성은 그것들과는 또 다른 결을 갖고 있다. 그것은 타깃층이 주로 음식점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는 예비창업주나 혹은 오픈은 했어도 경험이 일천해 요식업에 대한 노하우 자체가 일천한 사업주들이라는 점이다.
'백종원의 대용량 레시피'는 그래서 방송적으로만 봐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스케일을 보여준다. 100인분을 만들기 위해 거대한 솥을 사용하고 재료도 어마어마한 양을 준비한다. 즉 과거 tvN에서 했던 '집밥 백선생'이 가정에서 누구나 쉽게 집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알려줬다면, '백종원의 대용량 레시피'는 장사를 위한 레시피를 알려주는 셈이다. 그 레시피 차이는 확연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제육볶음을 가정식으로 할 때는 고기와 양념 그리고 야채를 순차적으로 넣는 방식으로 레시피가 구성되지만, 장사를 위한 제육볶음은 일단 고기만 양념으로 볶아낸 걸 대용량으로 준비해두고, 손님이 왔을 때마다 1인분씩 양념된 고기를 꺼내고 거기에 야채를 볶아 내놓는 방식으로 레시피가 구성된다.
'백종원의 장사이야기'는 실제 요식업을 하는 사업주들의 고민을 컨설팅해주는 동영상으로 우리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많이 봐왔던 솔루션 제공을 강의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백종원 레시피'는 사업자가 아닌 보통의 가정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방송으로 이 채널에 사업자들만이 아닌 보통 사람들도 유입되게 해주는 동영상이다. 구성만으로 보면 이미 보장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백종원이 그간 여러 방송을 통해 쌓아온 신뢰와 방송 이미지에 실제적인 노하우 공개라는 특화된 정보가 더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방송 채널은 사흘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섰고 6월18일 현재 160만 명을 돌파했다. 유튜브에서는 구독자 수에 따라 실버(10만), 골드(100만), 다이아몬드(1천만) 플레이 버튼을 주는데 백종원은 단박에 골드 버튼을 얻은 것.
◆이것은 과연 골목상권(?) 침해일까
항간에는 백종원의 이런 유튜브 진출이 일종의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일반 개인들이 유튜브를 개설하고 몇 년을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그런 성과를 이미 갖고 있는 유명세를 가져와 단박에 얻어간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다. 또 이런 진출은 마치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골목상권을 없애는 것처럼 유튜브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과연 이건 사실일까.
물론 유명인의 진출이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을 그 채널로 빨아들임으로써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채널이 소외되는 현상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유튜브 사용자들의 특성상 유명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 유명인의 채널을 구독한다고 해서 다른 채널을 구독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결국 채널 구독의 문제는 유명인이냐 아니냐 또는 그런 경쟁적인 채널들이 있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채널 자체가 가진 콘텐츠 경쟁력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또한 이런 지적들이 나오게 된 건 실제 물리적인 공간에 있는 골목상권과 디지털 네트워크 위에 올려져 있는 유튜브가 전혀 다른 공간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걸 무시한데서 나온 성급한 판단이기도 하다. 유튜브는 백종원 같은 유명인이 들어온다고 해서 다른 채널이 가려지거나 볼 기회 자체를 잃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이라야 한쪽에서 채널 헤게모니를 가져가면 다른 채널이 못 보는 것이지만, 유튜브는 말 그대로 선택적 시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면으로 보면 비슷한 종류의 동영상 콘텐츠들이 몰려 있는 건 경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시너지를 만드는 게 유튜브 같은 공간의 특성이다. 유튜브를 들여다 본 사람들이라면, 한 방송을 보고 있을 때 사이드 바로 관련 영상들이 제시되는 걸 잘 알고 있다. 즉 백종원 같이 음식 관련 유명인이 채널을 개설하면 동종 채널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 유입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은 많은 연예인들이 최근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방송을 개설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종원의 프렌차이즈를 닮은 방송 영역 확장
그런데 왜 이런 미디어의 차이가 분명하고 다른 유명인들의 유튜브 방송이 많아진 요즘, 유독 백종원의 유튜브 방송에 대해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게 된 걸까. 그것은 그가 더본코리아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부정적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백종원은 지금껏 방송활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골목상권'과 배치되는 프랜차이즈 사업주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그런 비판적 요소들을 그는 방송을 통해 어떤 신뢰의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넘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요리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디서든 섭외 1순위로 꼽히는 방송가의 블루칩이 되었다. 현재 그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tvN '고교급식왕'에 출연하고 있고 tvN '강식당' 같은 프로그램에서 필요할 때마다 등장하는 요리 사부님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백종원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거친 다양한 방송 영역의 확장이 그가 해왔던 프랜차이즈 사업의 영역확장을 고스란히 닮아 있다는 점이 새삼 스럽다. 즉 그는 처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요리연구가라기보다는 재밌게 요리하며 소통하는 '방송인으로서의 자질'을 검증받았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인기를 통해 tvN '집밥 백선생'으로 그만의 노하우를 담은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며 '선생'이 되었고, SBS '백종원의 3대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거쳐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요식업을 하는 이들의 '선생님'으로 불리게 되었다. 방송 영역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집밥 백선생'의 쿡방에서, '백종원의 3대천왕',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의 먹방으로 영역을 넓혔고 그러면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요식업 관련 솔루션방송으로 확장되었고 이제는 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콘텐츠로까지 나아가게 됐다.
물론 추정이지만 아마도 이러한 음식을 두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송영역의 확장은 그의 프랜차이즈 경험에서 나오는 건 아닐까. 그는 전문가의 방송출연이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방송능력과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는 걸 정확히 알고 한 단계씩 영역을 넓혀왔다. 프랜차이즈 사업가로서 마치 음식점의 성패 역시 맛도 있어야 하지만 대외적인 이미지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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