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류업계 각양각색 불황 타개책, 발포주·저도주·해외수출 시장

맥아비율 낮춰 세율 낮은 발포주 시장 공략, 소주는 즐기기 좋게 도수 낮춰
한류 열풍에 해외에서도 통하는 소주, 맥주 수출도 많이 늘어

주종 다변화와 수입 주류 공세에 고전하는 국내 주류업계가 발포주 시장 진출, 저도주 출시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수입분을 제외한 국내 주류 출고량은 최근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맥주 출고량은 2014년 205만6천㎘, 2015년 204만1천㎘, 2016년 197만8천㎘, 2017년 182만3천899㎘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소주 출고량도 2014년 95만8천㎘, 2015년 95만6천㎘, 2016년 93만3천㎘, 2017년 94만㎘ 등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반면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3억968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3억달러를 돌파했다. 맥주 수입은 2015년 1억4천186만달러, 2016년 1억8천156만달러, 2017년 2억 6천309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레드 와인 수입액도 1억5천389만달러로 전년보다 16.1% 증가했다. 화이트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 역시 3천601만달러, 4천432만달러로 각각 24.2%, 10.9% 늘었다.

◆맥주, 발포주 시장 앞다퉈 공략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제품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제품 '필라이트 후레쉬'

맥주업계는 이 같은 부진을 헤쳐나가기 위해 발포주 카드를 꺼내들었다. 발포주는 맥주에 들어가는 맥아 비율을 기존 70% 수준에서 10% 미만으로 낮춘 술로 주세가 낮아 가격이 저렴하다. 맥주와 유사한 느낌을 주면서도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돼 출고가 30% 수준의 주세만 내면 된다.

2017년 4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는 1만원에 12캔이라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출시 1년만에 1억캔, 1년 반만에 4억캔에 매출 2천3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단숨에 효자상품으로 발돋움했다. 경쟁사 오비맥주도 지난 2월 비슷한 콘셉트의 미투상품 '필굿'을 출시했다. 지난 14일에는 발포주 제품 캐릭터 이름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발포주 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의 발포주 제품 필굿
오비맥주의 발포주 제품 필굿

당장 내년 맥주 종량세 도입으로 저가 수입맥주 값이 오르면 발포주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저가 수입맥주 시장을 그대로 흡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맥주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맥주나 수제맥주의 인기가 많아지면 국산 일반 맥주 판매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또 소비자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질수록 발포주가 갖는 가격경쟁력이 먹혀든다. 자연스럽게 발포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주, 도수 낮춰 대응

소주업계는 주력제품의 도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취하기 위해 마시던 음주문화가 가볍게 즐기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떄문이다. 최근 소주업계 주력제품의 도수는 17도 안팎에서 형성된다. 1924년 첫 출시된 소주의 도수는 35도였고, 2001년에도 23도 수준이었던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순해진 셈이다.

금복주 뉴(New) 맛있는 참(16.7도)
금복주 뉴(New) 맛있는 참(16.7도)

금복주는 지난 3월 신제품 뉴(New) 맛있는 참을 출시하면서 16.9도이던 제품을 16.7도로 0.2도 낮췄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7.2도에서 17도로 0.2도 낮췄다.

대선주조도 새로운 소주 브랜드 '고급소주'를 지난 16일 출시했다. 대선의 주력제품 도수는 16.9도인데 고급소주는 여기서 0.2도를 더 낮춘 16.7도다. 한라산소주 역시 도수를 17도로 맞춘 '한라산 17'을 출시해 저도주 대세에 합류했다. 기존 제품 한라산 올래(17.5도)를 대체하며 0.5도를 더 낮췄다.

한라산소주의 저도주 제품 한라산 17
한라산소주의 저도주 제품 한라산 17

업계 한 관계자는 "소주 저도주화는 갈수록 높은 도수 술은 피하고 부드러운 술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도수가 낮으면 더 많은 양을 소비할 개연성도 없잖아 있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들도 정작 어느 정도 도수를 선호하는지 스스로 잘 모르는 측면도 있고, 소비량이 많은 주당들은 저도주 문화를 반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무작정 낮추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해외시장 공략

해외수출도 업체들이 택한 해법 가운데 하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맥주 수출액은 1억5천444만달러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중국 수출이 80% 늘었고 홍콩 수출도 5%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미 프로야구팀 LA다저스 한정판 하이트 제품을 출시하는 등 LA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주류도 클라우드, 피츠 등을 30여 개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소주업계 역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 등을 통해 국내 주류 문화를 간접 경험한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9천757만달러로 전년보다 3%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 수출액은 550만달러로 전년보다 41.3% 늘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운영중인 하이트진로의 진로 포차. 하이트진로 제공
베트남 하노이에서 운영중인 하이트진로의 진로 포차.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러시아 내 400여 판매점을 갖춘 주류판매체인 빈랩(Vin Lab)에 소주 제품을 입점시켰고, 현지인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참이슬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앞서 2016년에는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 진로포차 1호점, 캄보디아 프놈펜에 안테나숍 등을 열어 동남아시장에 소주 맛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롯데주류 또한 지난 1월부터 하노이에 소주 '처음처럼' 플래그십 스토어 '처음처럼 펍'을 운영 중이다. 이미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 영국, 호주, 아르헨티나 등 50여 국가에 자사 소주를 수출하는 등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특히 해외에서는 과일소주가 잘 팔린다"며 "과일맛 소주 '순하리'는 2015년 첫 수출 이후 수출 실적이 4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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