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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벤치마킹]영국의 도시농업 얼랏먼트(allotment)

영국의 도시농업은 크게 얼랏먼트(allotment: 분할 임대 농지)라고 한다. 도시인 각자가 필요로 하는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개인에게 토지를 임대해주는 제도라고 보면 된다. 시민농장, 주말농장 개념과 상통하며 다만 그 품목이 매우 다양하다. 과일, 채소, 화훼, 양봉을 아우르며 가축 사육도 포함된다.

영국의 도시농업 얼랏먼트 포스터.
영국의 도시농업 얼랏먼트 포스터.

2013년 기준으로 얼랏먼트 토지를 임대받기 위해 기다리는 영국민들이 약 8만여 명에 달한다. 크기는 개인당 1,000㎡를 초과할 수 없고 일반적으로 250㎡가 평균적이다. 테니스코트 2배 정도 되는 규모로 꽤 큰 면적을 재배한다.

임차방식은 토지주인이나 지방정부로부터 농지를 일괄 임대받은 시민농원조합이 얼랏먼트 운영자를 선정해 다시 시민들에게 이용권을 주는 방식이다. 평균 임대비는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대개 연간 한국 돈 15만원 규모이며 실업자나 퇴직자는 할인을 받는다.

영국의 도시농업은 18세기 산업혁명에 따른 도시 빈민들의 구호 차원에서 시작됐고 얼랏먼트 법은 1908년에 제정, 영국의 도시농업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근래에 와서는 유전자변형식품, 환경오염, 식품오염 등에 대한 염려로 안전한 먹을거리 재배와 도시인들의 자연에 대한 갈구 등으로 차원이 달라졌다. 실직자를 비롯해 노동자 빈민층들의 생존적 경작도 일부 존재한다. 이들은 얼랏먼트에서 재배한 채소를 판매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건강한 농작물 재배와 자연을 통한 힐링을 목표로 도시농업을 즐긴다.

영국의 도시농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2000년 런던시장을 지낸 리빙스턴 시장의 안정적인 식량시스템 조성과 후임인 보리스 존슨시장의 공간 재활용과 식량 안보, 식량 재배라는 목표 덕분이다. 이후 도시농업을 통해 탄소감축, 빗물재활용, 건축 폐자재 재활용, 동식물 보호 등 세계적인 친환경도시로 발돋움하자는 공감대와 철학을 바탕으로 런던의 도시농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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