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 한 스마트폰 매장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KT와 LG유플러스 5G 스마트폰 판매 게시글만 올라와 있었다. 이날 SK텔레콤의 5G 스마트폰 공시지원금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매장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불법보조금을 포함해 '대란'이라고 할 만한 경우에만 공지하는데 SK텔레콤과 나머지 이통사 가격 차이가 40만원 가까이 난다"며 "한동안 SK텔레콤 게시글은 올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SK텔레콤이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 공시지원금을 대폭 줄이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간 출혈경쟁이 주춤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5G 이용자가 확보되자마자 지원을 줄였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LG전자 V50 씽큐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갤럭시S10 5G 모델 공시지원금은 기존 42만5천~63만원에서 29만5천~51만4천원, V50 씽큐는 47만3천~59만8천원에서 29만5천~51만4천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이통업계에서 5G 스마트폰 공시지원금을 축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KT와 LG유플러스의 갤럭시S10 5G 공시지원금은 각각 최고 78만원, 76만원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이통사가 지급하는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출시 초기엔 낮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이통 3사는 5G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해 그동안 높은 수준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해왔다. 일부 매장에서는 불법보조금을 더하면 출고가가 비싼 5G 스마트폰 가격이 LTE 모델보다 낮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불만이다. 이통 3사가 그동안 출혈경쟁으로 입은 손해를 요금에 반영할 경우 뒤늦게 5G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혜택 없이 높은 요금 부담만 지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모(30) 씨는 "이제 와서 공시지원금을 줄이면 아직 5G 스마트폰을 사지 않은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기분"이라며 "5G 요금이 LTE보다 비싼 데에는 지나친 마케팅 비용도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요금을 낸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통 3사의 5G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기는 등 어느 정도 이용자가 확보되자 업계 1위 SK텔레콤이 지원 축소의 첫 발을 뗀 셈"이라며 "나머지 이통사들도 점차 공시지원금을 줄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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