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년 중 반이 찼다.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빠르다더니 한 주가, 한 달이, 일 년이 금방이다. 가끔은 시간 가는 걸 몰라 내 나이 앞자리수가 바뀐 것도 의식하지 못할 때도 있다.
고2인 딸이 진로결정을 두고 조바심이 생기는지 중학교 때 허송세월한 게 후회된다고 자책했다. 나도 후회가 됐다. 그때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할 걸.
예전에 설날 특집 영화로 TV에서 본 빠삐용이 떠오른다. 누명을 쓴 빠삐용이 꿈 속에서 무죄를 주장하자 재판관이 "네 인생을 낭비한 죄"라며 죽음을 선고했다. 소파붙박이로 주말을 보낸 밤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명대사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도전'만한 게 없다. 도전은 인생을 쫀쫀하게 만들고 도전으로 인한 극복은 삶의 깊이를 더해 준다. 이 원고를 쓴 것도 나에겐 도전이었다. A4의 하얀 여백은 언제나 압박감을 준다. 읽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며 줄줄줄 써내려 갈 수 있는 필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고만고만한 문장력으로는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참 잘 썼다는 소리를 듣고자 했던 야망을 내려놓으니 글쓰기가 한결 편해지긴 했다. 매주 인증샷까지 찍어가며 피드백을 해 주신 고마운 분들의 격려에 새로운 인생 목표도 생겼다.
도전할 것이 있다는 것은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시작하는데 있다.여차저차 미루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한다. 자신의 갈 길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모자란 재능은 뛰어넘을 수 있다. 천재적 능력자라는 사실에 비해 덜 화려할 수는 있겠지만 몹시 훌륭하다. 뉴스에 보도된 75세 보디빌더 할머니도, 취미활동이 직업이 된 내 친구도 하고 싶은 것을 정하고 실천에 옮겼으니 박수받아 마땅하다.
오랜 직장을 퇴사하고 인생 2모작, 3모작을 개척하려는 지인들을 자주 본다. 나이를 먹으니 나의 미래가 걱정되고 그들의 미래가 염려되는 오지랖이 생긴다. 100세 시대가 되니 인생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 다시 시작할 때에는 생계만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도 높일 수 있는 일이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그동안 쌓아 온 지혜와 인생 경험이 2부, 3부의 인생을 디자인하는데 내공이 되어 줄 것이다.
'부작위 편향'이라고 무언가를 함으로써 생기는 피해보다 하지 않고 받는 피해가 낫다는 심리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무기력한 사회가 될 게 뻔하다. 나 또한 무엇을 해야 좋을지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에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내 인생을 낭비한 범법자가 되지 않으려면 선물같은 오늘부터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 인생 팔홉이라고 하니 너무 욕심은 부리지 말자. 100세 더 이상을 살지 어떻게 알겠는가. 김윤정 대구예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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