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붉은 수돗물 파동, 대구 수도관은?
"인천 붉은 수돗물은 수도관 벽에서 떨어진 물때와 침전물 때문이다."
환경부가 지난 18일 내놓은 인천지역 '붉은 수돗물' 진상조사 결과다. 인천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정기 점검으로 5시간 가동을 멈춘 사이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왔던 게 화근이었다. 물의 방향이 바뀌면서 상수도관 벽의 때와 침전물이 요동친 거다. 수도관이 그만큼 낡았다는 얘기인데…. 250만 대구 시민의 수돗물은 낙동강 등에서 끌어온다. 낡은 수도관에 유해 물질이 섞이는 일은 없을 거라 믿어보며 고대 로마의 상수도 문화를 들여다본다.
◆고흐와 세잔의 프로방스, 로마 프로빈키아 유래
프랑스 남부 지방 프로방스(Provence)로 가보자. 그림처럼 아름답다. 기후도 연중 온화하다. 겨울에도 수도 파리와 달리 햇빛이 자주 든다. 그러다 보니 예술 분야에서 돋보인다. 햇빛을 좇아 빈센트 반 고흐가 1888년부터 1889년까지 15개월을 살며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던 아를이 먼저 떠오른다. 돈 맥클린의 명곡 '빈센트'의 주인공 고흐는 이곳에서 '론강의 별밤'을 그린 데 이어 정신병원에서 '별밤'을 그리며 그의 예술세계를 정점으로 이끈다. 비제의 주옥같은 선율 '아를의 여인' 무대도 아를이다. 프랑스 근대미술의 거장 세잔이 태어나 활약한 엑상 프로방스, 영화의 도시 칸, 니스도 프로방스다. 로마인들이 기후 조건과 환경이 이탈리아 반도와 비슷한 이곳에 속주 프로빈키아(Provincia원래는 통치권이라는 의미)를 세우면서 나온 이름이다. 그러다 보니 로마 유적도 많다. 그중 수도 로마의 콜로세움 다음으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로마 유적 퐁 뒤 가르(Pont du Gard)를 빼놓을 수 없다.

◆로마 최대 수도교, 님의 '퐁 뒤 가르'
프랑스어로 퐁(Pont)은 다리, 가르(Gard)는 아비뇽과 님, 아를 사이 지명이다. 가르 지방에는 가르동(Gardon)강이 흐른다. 이 가르동강 계곡을 가로지르는 로마 수도교가 퐁 뒤 가르이다. 수도교란 수도관이 지나는 다리이다. 퐁 뒤 가르의 위용을 보자. 높이는 무려 48.77m. 콜로세움과 비슷하다. 3층 구조인데, 1층의 아치 높이는 21.87m, 2층 아치 19.5m, 3층 7.4m이다. 수돗물은 교량 맨 꼭대기로 지난다. 놀라운 대목은 당시 전동 가압장치가 없어 수원지 위제스에서 님 저수장까지 50㎞를 오직 고도 차이를 이용해 물이 흐르도록 한 점이다. 위제스와 님의 고도차는 해발 76m대 59m. 구불구불 50㎞ 거리에 고도차가 겨우 17m라면 평균 경사도 0.034%를 적용해야 자연스럽게 물줄기가 이어진다. 심지어 일부 지점의 경사도는 0.007%까지 낮췄다. 로마의 공학 수준에 입을 다물기 어렵다. 퐁 뒤 가르를 누가 만들었을까? 미술 화실에서 소묘할 때 접하는 두상, 아그리파 장군이다. B.C 19년에 만든 퐁 뒤 가르의 기술력을 프랑스가 다시 회복한 것은 18세기다.
북아프리카 카르타고 수도교 80㎞, 수도 로마 91㎞
50㎞는 짧다. 북아프리카 카르타고(B.C 146년 멸망 뒤 로마 도시가 됨)로 가보자. 수원지 자구안에서 지중해안 카르타고까지 오는 수도교는 길이가 80㎞나 됐다. 대구의 수원지는 물론 서울의 팔당 수원지보다 더 먼 거리다. 수도교의 효시는 수도 로마에 B.C 144년에 완공한 아쿠아 마르키아(Aqua Marcia)다. 길이가 91㎞에 이른다. 로마가 처음 상수도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B.C 312년으로 아쿠아 아피아(Aqua Apia)다. 지상에 수로를 만들거나 수도관을 매설하다 차츰 거리가 멀어지자 아치형 교각으로 고도 차이를 조절할 수 있는 수도교를 세웠다. 3세기 수도 로마에만 11개, 지중해 전역의 속주에 수도교를 설치했다. 지금도 터키, 스페인, 북아프리카를 비롯한 지중해 곳곳에 수도교 잔해가 남아 로마의 위생문화와 토목 기술력을 보여준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