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빨리 대화를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며 북미협상 교착 타개에 한층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로 화답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 재개를 기대하며 강한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미국과 무역담판을 앞둔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 폭을 키우려 하는 와중에 북미 양자의 대화를 가급적 빨리 본궤도로 되돌려 협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친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데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이 곧 재개되는지에 대해서도 "오늘 아침 북한에서 나온 발언을 보면 아마도 아주 진정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북한이 준비됐음을 보여준다면 "말 그대로 당장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만족을 표시했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깊고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미국이 말 그대로 당장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 정세 변화 속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북미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담판을 벌일 예정인 시 주석이 북한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북미 양자 차원의 비핵화 협상 동력을 속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인내심을 갖고 계속 미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북중정상회담 발언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생일축하 친서 속 내용도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정상 간 친서외교로 서로의 신뢰를 재확인한 이후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접촉에서 기존의 '빅딜'에서 어느 정도 완화된 입장 제시를 통해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고 실무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들어 있다는 '흥미로운 내용'과 관련, 협상 재개에 실마리가 될 만한 제안 등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북미 모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공개 발언한 것에 비추어 협상 진입을 위해 실제 어느 정도의 유연성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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