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담임선생님께 걱정스러운 전화를 받았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이야기하는 과정 중에 크게 소리를 질렀다고 하네요. 가정에서도 지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자초지종부터 따져야 할지, 야단부터 쳐야 할지 좀 막막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S1. 담임선생님은 학교 부모랍니다

어느 날, 학교나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으면 대부분 학부모님은 놀랍니다. 게다가 내 아이의 부정적인 면을 전해 들으면 마치 내 잘못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선생님이 '내 아이를 오해하는 게 아닌가'라는 기분도 들죠. 어쨌든 속상합니다. 그런 마음에 당장 아이를 찾아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잘못이라면 야단이라도 쳐서 행동을 수정하고 싶고, 내 아이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인하고 싶기도 하지요.

부정적인 이야기를 처음 접할 때 최대한 침착하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30~40년 넘게 산 어른도 일상적으로 잘못을 하고 삽니다. 하물며 우리 아이는 말그대로 아직 아이일 뿐입니다. 실수든, 잘못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속상함'행 열차에 탑승하지 마시고, 내 마음을 잡은 뒤 한 숨 내쉬고 나서 상황을 받아들입니다.

전화로 듣는 상황 설명은 논리적이고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기 쉽지요. 혹시 모르니 담임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리 성수가 이렇게 했다는 것인지 제가 잘 이해했는지요?'라고요.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어떻게 지도하셨는지도 여쭤보면 좋습니다. 그간 궁금했던 아이의 학교 생활 모습도 함께 물어보면 좋겠네요. 이를 통해 담임선생님과 연대를 맺는 것도 좋은 일이지요. 담임선생님은 '학교 부모'랍니다. 우리 아이를 키우는 부모 마음으로 함께 고민해 주실 겁니다.

S2. 아이의 마음을 물어봐 주고, 지지해 주세요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아이 마음을 물어봐 주세요. '오늘 친구랑 얘기할 때 왜 소리를 질렀어? 엄마가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랬지. 소리를 지르는 건 잘못된 일이야'라고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선뜻 그 모든 상황과 자신의 마음을 논리적으로, 기승전결(어른처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몰라요, 아니요, 잘못했어요' 등으로 대화를 차단하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천천히 마음을 열게 하세요.

평소 부모와의 관계에서 대화가 쉽다면 오늘 학교 생활이 어땠는지 물어보면 됩니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면 이 방법이 좋지요. 그러면서 왜 소리를 지르게 되었는지 유도하면 되니까요.

만약 평소에 대화의 물꼬를 트기 어려운 아이라면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하셨다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다만 부모님의 말 표현은 질책이 담긴 뉘앙스가 아니길 바랍니다. 평소 부모님과의 따뜻한 대화체로 오늘 왜 그랬는지를 물어봐 주세요. 큰 소리를 지르게 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땠어? 그 때 네 마음이 어땠어? 지금 마음은 어때?'등으로 대화를 확장시켜 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정리할 수 있게 말이지요. 친구가 아이 말을 못 알아들어서 답답한 마음에 큰 소리를 질렀을 수도 있고, 평소에 목소리가 커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또 친구가 귀찮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대단히 다양한 상황을 결과로만 평가하려 하지 않으면 됩니다.

부모님이 중요하게 가져야 하는 태도는 아이가 이야기를 다 하도록 기다려주는 일입니다. '바쁜데 뭘 기다리라고 하느냐' '잘못이라면 빨리 훈육해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잠시 내려놓으십시오.

아이가 어릴수록 이야기를 하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하면서도 부모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주, 쉽게 하게 됩니다. 그 상황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아이가 스스로 어떻게 할지 판단하도록 도와 주세요. 아이 스스로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도록 말이지요. 아이와 대화를 마치면 반드시, 꼭 아이 입장에서 지지를 보내고 표현해 주세요. 아이에게 있어 부모님은 항상 '영원한 내 편'이어야 합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고민 들풀교사모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