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계성고 등 대구경북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들이 다른 시도와 달리 찬바람을 비껴가고 있다. 전주 상산고 등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된 곳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자사고들은 재지정 심사를 통과, 뿌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27일 대구시교육청은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어 계성고를 자사고로 재지정했다. 이에 따라 계성고는 앞으로 5년 간 자사고로 운영된다. 2009년 자사고로 지정된 계성고는 2014년 한 차례 지정 연장됐고, 이번에 다시 재지정 기준 점수를 통과했다.
계성고는 이번 평가에서 78.5점을 받아 재지정 기준 점수(70점)를 넘어섰다. 특히 기초교과 편성, 법인 전입금 전출계획 이행, 학부모 만족도 등 7개 지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24일에는 경북도교육청이 포항제철고와 김천고의 자사고 지정기간을 5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포항제철고는 맞춤형 교육과정, 김천고는 심화과목 운영과 독서토론 교육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다른 지역 자사고에는 한파가 불고 있다. 지난 20일 전주 상산고가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심사에서 탈락했다. 5년 간 학교 운영 전반을 평가한 결과 합격 기준점(80점)에 못 미치는 79.61점을 받은 탓이다. 같은 날 경기의 안산 동산고도 고배를 마셨다. 이뿐만이 아니다. 27일에는 부산 해운대고도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와 함께 자사고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시·도교육감 상당수도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자사고는 입시 위주 교육에 매몰돼 학벌주의,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이대로라면 자사고가 '의대 입시 전문 학원'이라는 오명을 벗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사고 지정이 취소된 곳에선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부모와 상산고 등은 "합격 기준점이 다른 시·도보다 10점 더 높은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동산고, 해운대고와 이들 학교 학부모들도 평가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형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자사고가 지역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인 대건고도 자사고로 운영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학생의 학교 선택권 다양화 등 자사고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역 사회의 여건과 학생, 학부모, 학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다양화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교육과정과 학생 선발, 교원 인사 등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게 특징으로 꼽힌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 없이 학생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된다. 등록금은 일반고의 3배 수준까지 받을 수 있다. 자사고는 5년마다 학교 운영 성과 등을 평가받는데, 해당 지역 교육감이 지정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지정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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