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구미 새마을운동테마파크와 신라불교 초전지 예산먹는 하마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구미 새마을운동테마파크 전경. 구미시 제공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구미 새마을운동테마파크 전경. 구미시 제공

28일 오후 경북 구미 새마을운동테마파크 2층 전시관. 인적이라고는 관람객으로는 가족으로 보이는 4명 뿐이었다. 2·3층으로 구성된 넓은 전시관에는 썰렁한 모습 그 자체였다.

전시관을 모두 둘러보는 데는 고작 20여 분 남짓했다. 전시관 내부도 1970년대를 재현해 놓았지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볼거리는 보이지 않았다.

관람객 A(42·구미 형곡동) 씨는 "대규모 건물에 비교해 볼거리가 너무 없다"며 "전시관 내부 조형물도 70년대 현실성을 감안해서 만들었으며 좋았을 텐데, 단순히 보여주기식 조형물이 많아 식상하다"고 평가했다.

새마을테마촌은 건물만 덩그러니 있을 뿐, 내부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문조차 못 열고 있었다.

또한 관람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매점도 없으며, 새마을운동관련 기념품 등을 파는 곳도 없었다.

1층 안내를 맡고 있는 여직원은 "평일에는 하루 평균 100여 명, 주말에는 300여 명 정도가 찾는다"고 했다.

28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관 후 올해 5월까지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총 3만5천875명으로 집계됐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887억원을 들여 국내외 연수생과 방문객에게 새마을운동 전시, 체험, 연수 등을 제공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한 이곳은 이처럼 시민들과 외지인들로부터 외면받는 시설로 전락하고 있었다.

구미시 도개면에 조성된 신라불교 초전지도 썰렁하기는 매 한 가지다.

구미시는 국·지방비 200억원을 들여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처음 퍼뜨린 것에 착안해 도개면 모례마을에 거창하게 조성했지만 관람객·이용객은 하루 평균 80명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에 이곳은 지난해만 6억3천여만원의 적자를 냈다.

◆"대대적 콘텐트 보강 나서야"

이처럼 두 시설이 외면받는 데 대해 콘텐츠 부실에다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한 전시물 관람 중심으로 꾸며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홍난이 구미시의원은 "새마을운동테마파크에 시민이 원하는 직업·안전체험관 등을 보강해 뉴새마을운동 시설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홍 시의원은 "과거의 향수에 젖은 전시물이 대부분이어서 외면받고 있다"며 "시대 흐름에 맞게 교육문화 콘텐츠를 보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새마을운동테마파크 활성화 방안을 찾는 여론조사에서 구미시민은 어린이 직업체험관과 안전체험관 등 교육문화 콘텐츠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마침 경북도와 구미시는 올해 1차 추경예산에 각각 25억원을 들여 테마공원 보강에 나섰고, 경북도는 5천500만원을 들여 콘텐츠 보강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도 경북도·구미시와의 협의를 거쳐 '글로벌관'에 2개 층(3천355㎡) 규모로 '메이커 교육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하고 있다.

경북도·구미시가 임대를 통해 장소를 제공하고, 도교육청이 메이커교육관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경북도·경북도교육청·구미시는 다음 달 초쯤 관련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불교 관련 콘텐츠 부족 등으로 지난해 6억3천만원의 적자를 낸 구미 신라불교 초전지. 구미시 제공
불교 관련 콘텐츠 부족 등으로 지난해 6억3천만원의 적자를 낸 구미 신라불교 초전지. 구미시 제공

신라불교 초전지에 대해서 장미경 구미시의원은 "전국의 불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수백~1천 명에 달하는 사찰 순례단이 초전지를 방문하도록 불교계와 협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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