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권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역세권은 거주 및 유동인구가 많고, 대형소비시설과 상가들이 포진해있다. 대표적인 역세권 12곳을 대상으로 2016~2018년 도시철도역 반경 500m 안의 대구은행 BC카드 가맹점 결제액의 증감률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개발 호재와 이용 연령, 업종, 소비 성향 변화 등에 따라 역세권마다 흥망성쇠가 엇갈렸다. 동대구역과 반월당역 등이 성장세를 보였고, 상인역과 중앙로역 등이 쇠락하는 기미를 보였다.
◆5% 이상 성장한 역세권
역세권 12곳 가운데 동대구역과 반월당역, 대구역, 팔거역, 범물역 등 5곳이 카드 소비 증가세가 뚜렷했다. 반월당역과 대구역은 대표적인 도심 상권이고, 동대구역은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상권이 확장되는 지역이다. 팔거역과 범물역은 대구의 대표적인 부도심 상권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소비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동대구역이었다. 동대구역의 카드 이용금액은 3년 만에 7.3% 증가했다. 2016년 12월 문을 연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대구신세계 덕분이다. 유동인구와 통행량이 증가하고 오피스텔 등 거주시설이 확대되면서 역을 중심으로 주변 상권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특히 이 일대는 20~40대가 소비를 주도했다.
대구역과 반월당역은 대구 중심 상권의 위상을 지켰다. 대구역과 반월당역의 카드 이용금액은 2016~2018년 각각 5.3%와 5.0%가 늘었다. 대구역은 중장년층 중심 상권으로 점유율이 높은 10개 업종 가운데 한식과 농축수산품, 꽃집, 편의점, 치과 등 5개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반월당역 상권은 20대 젊은 층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공존했다. 한식과 양식(카페 포함), 일식 등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동네의원, 약국 등 건강 관련 업종이 성장했다.
팔거역과 범물역은 도시철도 3호선의 남북 끝자락에 있으면서, 소비력을 갖춘 부도심 상권의 특징을 드러냈다. 2016~2018년 두 역세권은 각각 6.5%와 5.1%의 카드 소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인역·두류역 주춤, 중앙로역은 위축
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 두류역과 중앙로역 주변 상권은 주춤하거나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류역(-1.1%)은 두류공원과 이월드 등 놀이시설과 다양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두류 젊음의 거리'가 형성돼 있지만 유동인구와 정주 인구가 모두 줄고 있다.
두류역 이용객(하차 기준)은 2016년 348만2천명에서 지난해 321만4천명으로 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접한 내당1,4동과 두류동 인구도 6.1% 줄었다.
상인역(-1.0%) 상권은 노쇠화 기미가 뚜렷하다. 상인역과 가까운 상인2동의 인구 가운데 42%가 50대 이상이다. 신규 주거단지가 형성된 진천동과 월성동으로 상권이 분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로역 주변은 8.9%가 감소하는 등 역세권 중 가장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류와 화장품, 잡화 업종 등의 소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서문시장역(3.3%)과 율하역(2.2%), 서부정류장역(1.7%), 범어역(1.1%) 등 4곳의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서문시장역 주변은 50대(26.6%)와 60대 이상(33.6%)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했고, 20대(6.3%) 비중은 낮았다.
범어역은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가 교차하는 교통 요지에 외식업종과 금융회사, 법률 및 회계 사무소 등이 밀집했지만 백화점 등 대형소비시설이 없는 점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역세권이 활성화되려면 상권의 특색을 결정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랜드마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통과 주거단지라는 밑바탕 위에 최근 창업과 소비 성향 변화에 잘 적응한 상권은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