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은주의 잉여현실] 아이들이 부모를 더 사랑한다

힐링드라마아트센터 대표,심리치료사
힐링드라마아트센터 대표,심리치료사

온종일 비가 내렸던 지난 주말, 청도 금천초등학교 5, 6학년 아이들과 부모들이 1박 2일 평화학교 캠프를 했다. '평화학교'는 드라마·예술치료와 인권, 가치교육을 결합한 치유 프로그램이다. 평화학교는 "당당하게-자신을 믿는 것, 신나게-몸과 마음이 즐거움을 누리도록 두는 것, 사이좋게-다른 사람도 당당하고 신나게 살도록 돕는 것"을 스스로 서로에게 배우는 과정이다.

함께 놀고 춤추며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 마음과 손길을 느껴보며,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도록 하는 시간들은 우리를 영원의 순간으로 데려간다.

처음으로 일대일 데이트를 하는 엄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부모가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며 "우리 딸은 눈이 예쁘다" "우리 아들은 잘 생기고 웃는 모습이 예뻐" 하는 말에 아이들은 속울음을 터트렸다.

"우리 엄마 손이 더 예뻤을 텐데 고생을 많이 해서 딱딱해졌지만 그래도 예뻐" "엄마 내가 나중에 돈 많이 벌어 엄마가 원하는 집 사드릴게요" 하는 아이들 앞에서 우리는 웃음과 눈물을 함께 지었다.

늘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부모를 더 사랑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못 생겨도, 가난해도, 장애를 가졌더라도 부모로 그냥 받아들인다. 하지만 부모는 차별하고, 자신의 불안과 희망을 아이들이 입고 살도록 강요한다.

나는 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행동을 멈출 수 없이 움직이는 아홉 살, 함묵증 거식증에 걸린 6학년, 손목을 긋는 중 1, 내가 누군지 어떤 느낌인지 알지 못하고 행동을 멈출 수 없는 아이들.

공격성을 드러내며 반사회적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이름을 불러주고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상호작용하는 양육자가 없다. 컴퓨터 게임이 아이들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조종하고 통제하며 침범하는 것이 아이 자신을 잃어버리도록 한다.


힐링드라마아트센터 대표,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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