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미술사적인 트렌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과연 일제에 예술로서 저항했던 사람은 없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물음의 답을 찾고자 사료와 자료를 뒤적인 결과 이상춘이라는 걸출한 예술인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재)대구문화재단(대표 박영석)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올해 두 번째 기획전시로 '대구 아트 레전드:이상춘'전을 열고 8월 25일(일)까지 로비와 1, 2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맞고 있다.
김기수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은 "예술이란 매체를 통해 민족과 계급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이상춘의 작품세계를 복원하고 미술사적인 의의를 재조명해 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상춘은 식민지 치하에서 '미술이란 무엇인가'를 화두 삼아 미술의 시대적 사회적 역할을 찾아 실천한 정치적 선구자로서 회화, 콜라주, 연극, 아동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러시아 구성주의 등 아방가르드 양식의 예술세계를 넘나들었다. 이상춘이 주목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러시아 구성주의 등은 미술을 시대와 연결시키며 새로운 사회적 비전을 제시하려 한 정치성이 짙은 미술운동이었다.
이에 대구예술발전소는 대구 예술가를 초대해 이상춘의 작품 활동에 대한 당시 자료와 문헌 조사, 발굴, 연구를 바탕으로 하프 픽션의 기법과 회화, 설치, 사운드, 영상, 사진, 애니메이션, 가두 연극, 슈프레히콜(시 낭독과 합창, 연극을 하나로 통합한 예술형식), 무대장치, 아카이브, 포스터 등을 통해 그의 작업세계를 복원하는 기획전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획전의 관람 출발은 로비에 설치된 2층 연극무대이다. 이는 무대장치가로서 이상춘을 복원하고자 연극 '서부전선 이상 없다'의 무대를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 설치해 놓은 것이다.
이어 1전시실에 들면 5명의 아카이브팀이 6개월에 걸쳐 조사, 발굴한 이상춘의 삶과 예술세계가 신문, 광고, 잡지 등의 기사와 당시 연극 티켓 등으로 꾸며져 있어 그의 면모를 상세하게 전해준다. 또 2층의 2전시실에 들면 이상춘의 짧은 생애에서 삶의 단편들을 소개하는 '나무에 앉은 파랑새' '나체 여인' '탬버린을 두드리는 젊은이'를 주제로 한 회화, 판화, 설치, 영상, 사진, 포스터 등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의 기성작가와 경북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대구대 미술학부 학부생 등 모두 120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연극 '하차'가 13일(토)에 공연되며, 20일(토)에는 '대구메가폰-슈프레히콜' 공연으로 이상춘이 편집하고 발행한 '연극운동'에 특집으로 연재됐던 퍼포먼스 공연을 복원해 선을 보인다. 이중 슈프레히콜 은 현장 공연과 함께 영상으로 촬영돼 전시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전시와 공연과 더불어 18일(목)부터 8월 22일(목)까지 매주 목요일에 모두 5회에 걸쳐 일제강점기 한국의 전반적인 미술현황과 대구 근대문화예술을 내용으로 한 특강이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 www.daeguartfactory.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53)430-1226(전시) 430-1228(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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